베른라이프
한글 드라마에 푹 빠져 있는 일본 친구들이 한글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물론 수강료를 준다고 했지만 받지 않기로 했다. 같은 학교 엄마들이기도 하고 돈에 매이고 싶지 않아서 또한 이렇게 외국인에게 영어로 가르쳐 보는 것은 처음이라서 그렇게 했다.
막상 한다고 말하고 나니 막막했다. 물론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가르쳤고 내 아이들 한글도 도와주었지만 외국인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까? 유튜브를 찾아보고 검색창을 뒤져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랑한국어’라는 채널을 보게 되었다.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4학년 국어 교과서에 나온 내용을 통해 한글 창제 원리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었는데 이 유튜브 채널이 창제 원리대로 한글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왔고 플러스 선생님이 직접 외국인을 가르쳐주는 영상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선생님의 영어 설명이 창제 원리를 어떻게 하면 영어로 전달해 줄 수 있을까? 고민하는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유튜브를 보면서 한글을 익힐 수 있도록 학습지를 만들었다. 먼저 모음의 •가 하늘을 ㅡ가 땅을 ㅣ가 사람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려주며ㅣ, ㅏ, ㅓ , ㅡ, ㅗ, ㅜ를 익히며 획에 따라 머리를 움직이며 쉽게 외울 수 있도록 아래 그림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자음은 그 소리를 낼 때 발성 기관의 모습을 본떠 만들어졌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기본 자음은 ㄱ, ㄴ, ㅁ, ㅅ, ㅇ으로 ㄱ과 ㄴ은 혀, ㅁ은 입술, ㅅ은 이빨, ㅇ은 목구멍의 모습을 본 떠 만들어졌다. )
학습지 한장이라 금방 끝날 것 같았는데 막상 가르치다 보니 이 한 장 하는데도 완벽하게 익혔는지 확인하면서 하다 보니 두 시간이 훌쩍 넘었다. 게다가 이런저런 수다를 떨어 가며 가르치다 보니 벌써 집에 갈 시간이다.
예전에 한국에서 나이 많은 친한 여자 사람에게 “언니“라고 말한다고 알려주었었는데 이 친구들이 수업이 끝나고 ”고마압씁니다. 언니“라며 인사한다.
제법이다. 일본친구들!
가르치느라 애썼지만
언니 소리에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