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크(Zug) 구시가지 투어를 했어요. 깔끔한 도로와 현대식 건물들, 번쩍이는 물결의 호수까지 전체적인 이미지가 참 고급스러워요.
투어는 구시가지에 위치한 52m 높이의 시계탑(Zytturm-치투름)을 바라보면서 시작되었어요. 이 탑은 13세기 중반에 세워졌다고 하는데 시계는 1574년에 추가되었다고 해요. 시계탑에는 시계가 두 개 있었어요. 위에 있는 것은 현재 시간을 알려 주어요. 그러나 아래의 시계는 천문 시계로 바늘이 여러 개 있어요. 자세히 보니 4개예요. 해, 달, 별자리, 남(s)을 나타내는 바늘들은 월, 달의 위상, 요일, 윤년(4년에 한 번)을 나타내요. 중세에도 이런 시계를 만드는 기술이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표지 그림)
이어 굽이굽이 옛구시가지 건물 사이 좁은 골목길을 지나갔어요. 화장실로 쓰이고 음식물 쓰레기까지 더해져 악취 나고 가장 더러운 곳이었을 것 같은데 이제는 다 치우고 없어요.
이 성벽을 따라 지어진 집들과 구시가지들이 참 고풍스러워요. 오늘따라 마켓이 열려 중고 물건들과 옷들도 많이 나와 있고 음식 냄새도 코를 찌르네요.
1478년에 지어지기 시작해 5년 만에 완공되고 16세기 중반에 확장된 성 오스발트 교회에 들어갔어요. 오르간이 연주되고 교회 안에서 울려 퍼지는데 스태인글라스와 전면 중앙에 예수님 동상과 더불어 경건한 그 느낌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이었어요. 교회 건물은 후기 고딕 양식으로 지어졌다고 해요. 요새 읽는 책에서 고딕 양식에 대한 내용이 나왔어요.
[고딕 양식의 원리: 서로 교차하는 아치를 이용하여 교회의 둥근 천장을 만드는 방법/ 석조의 기둥들이 둥근 천장의 아치를 지탱/ 기둥들 사이의 육중한 벽들은 불필요- 서양미술사 E.H. 곰브리치 지음 185쪽]
여태까지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높은 천장과 스테인리스 글라스와 두껍지 않은 기둥들로 인해 교회 안의 공간이 확 트여 있고 참 넓어 보였어요.
근처 1509년에 지어진 시청 건물에도 올라갔어요. 5층 고딕 홀은 오래된 나무 문이 얼마나 오래되었으면 가운데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나 세월을 넘어 그 멋스러움이 오래되었음에도 고풍스러운 느낌이 잘 살아 있어서 전시회 및 기타 문화 행사 그중에서 결혼식 장소로도 쓰인다고 하시네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세월을 초월해서 행복한 가족을 꾸미라는 의미로 말이에요.
아이들과 한 시간 반쯤 걸으며 들었는데 아쉬웠어요. 점심 먹고 다시 가려고 했는데 변화무쌍한 날씨가 허락을 안 해주네요. 마구마구 비가 내리기 시작했거든요. 뒤집어 생각해 보면 투어 하는 동안 비가 안 와서 다행이었어요. 그 때는 해가 쨍했었어요. 세차게 내리는 비에 집으로 돌아왔는데 다음에는 선사박물관, 어업박물관 등등을 보러 다시 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