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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박물관

by 키다리쌤

아이들과 스위스 마이링겐에 있는 셜록 홈즈 박물관에 다녀왔어요. 요새 산에 많이 가는데 어디든 하이킹 가려면 차를 타야 하잖아요. 아이들과 답답한 차 속에서 견디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다가 ‘셜록 홈즈‘ 오디오북을 듣기 시작했어요. 엄마인 저는 차 속에서 스르르 잠이 들어 주로 자다 보니 스토리를 잘 모르는데 아이들은 거의 셜록 홈즈 시리즈를 줄줄 꿰고 있어요. 멀미를 자주 하던 아이들이었는데 추리 스토리를 따라가다가 한참 재밌고 궁금한 부분에서는 차에서 내릴 타이밍이더라도 조금 더 듣기도 해요.


역시 근처 폭포 살짝 보고 (그날따라 폭포가 막혀 있어서 제대로 볼 수 없었어요.) 하이킹하다가 셜록 홈즈 박물관에 갔어요. 오솔길 따라가는 길이 아름다워요. 사실 스위스는 어딜 가나 조용하고 깨끗하고 여유롭죠. 살아보면 심심하고요. ㅎㅎㅎ

셜록 홈즈 박물관은 크게 2가지로 구분되어 있어요. 주로 1층은 각종 스토리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다고 하면 지하 1층은 셜록 홈즈가 살았을 것 같은 방과 옷과 소설에 나왔을 법한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그다지 크지 않아서 1시간 안에 다 둘러볼 수 있을 거예요.


한글로 된 오디오 가이드 기기는 없어서 영어를 들고 갔는데 그날따라 영어가 잘 안 들리더라고요. (오디오 기기 기계음이 제 귀에 명확하게 들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듣지 않고 그냥 보면서 지나갔어요.


문을 열자마자 홈즈 사진이 나와요. 몇 해 전 넷플릭스 시리즈 셜록 홈즈 주인공이에요. 저는 시리즈를 안 보았지만 첫째 아이가 보았었어요. 똑똑해 보이는 이미지가 인상적이네요. 안내서를 읽다보니 평소에 알았던 홈즈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어요. ‘컨설팅 탐정‘으로 의뢰받은 일을 방대한 과학 지식과 논리적 추론을 통해 처리해 나간다구요. 그리고 영국의 추리 소설이라구요.

둘러 보면 시리즈를 앉아서 볼 수 있도록 해 놓았어요. 저도 차에서 잠들지 않고 들었던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래서 아이들과 스토리를 다시 되새겨 보았죠. 제목을 검색해 보니 ‘보헤미안 왕국의 스캔들’이라고 나오네요. 보헤미안 왕이 자신의 옛 연인과 찍은 사진을 찾으려는 내용이었어요. 홈즈는 집에 불이 난 것처럼 해서 여인이 중요한 사진을 꺼내 오게 만들려고 했던 것이 신박했지요.

보헤미안 왕국의 스캔들. 마지막 문제

스위스 라이헨바흐 폭포를 소재로 한 ‘마지막 문제’ 에 대한 소개도 나와 있네요. 폭포는 셜록 홈즈와 그의 천적이었던 제임스 모리아티가 싸우다가 추락사한 곳으로 유명해요. 제가 살짝 보았던 폭포가 같은 곳인지는 미지수예요. 폭포가 보수 공사 때문인지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막혀 있어서 살짝 보았어요. 다음번에는 미리 ‘마지막 문제’ 오디오북 이야기를 듣고 라이헨바흐 폭포를 가보려고 해요. 이야기를 떠올리며 폭포를 보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


어느새 아이들은 앉아서 귀에 헤드셋 이어폰을 끼고 듣고 있었어요. 워낙 다양한 시리즈를 듣고 빠져 있던 아이들이라 자신이 아는 내용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고 결말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더라고요. 이야기에 나온 주인공들에 대한 소개도 나와 있어요.


한참을 듣다가 지하에 내려가니 셜록 홈즈의 방이 보여요. 셜록 홈즈가 살았던 그 시절의 영국, 19세기 말인테리어대로 잘 꾸며 놓았어요. 썼을 것 같은 펜이며 노트며 감탄하면서 보았어요.


근처에는 특유의 모자와 그 시대 소설의 소품으로 나왔을 법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고요.


박물관은 작고 아담했지만 아이들이 워낙 셜록홈즈 마니아라 구경 잘하고 돌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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