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도시 산책
쌍둥이 딸들 친구 생일 파티를 툰(Thun)에서 한다기에 기차 타고 왔어요. 스위스에 산지 일년 반이 넘었지만 기차로 30분 걸리는 툰은 처음이에요. 베른에서부터 이어지는 아레 호수가 이 곳까지 이어지네요. 사람들이 여름에는 베른에서 툰까지 보트타고 둥둥 떠내려오면서 수영하기도 한다는데 겨울에 와도 이렇게 좋은데 여름에는 햇빛에 비치는 찰랑거리는 금빛 물결과 저기 멀리서 보이는 알프스 산맥과 더불어 장관일 것 같아요. 혹시 길을 못 찾을까 일찍 길을 나서 한 30분 일찍 왔는데 그 시간 동안 강을 따라 쌍둥이랑 같이 걸었어요. 살짝 쌀쌀한데도 참 좋네요. 도란도란 이야기 하는 이 시간도 찰랑찰랑 거리는 물결을 따라 걷는 경치도 끝내 줘요.
아이들이 생일 파티에 가고 혼자서 두세시간이 주어졌어요. 생일파티하는 아이 엄마, 아빠가 걱정하듯이 집에 차타고 돌아가냐며 물어보는데 실실 흘러나오는 미소를 참지 못하고 괜찮다고 기차 타고 왔고 툰 구경을 나서볼 참이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여기 저기 툰에서 가 볼만한 곳을 설명해 주네요. 아까 쌍둥이랑 산책할 때부터 멀리서 시선을 끄는 성에 가본다니까 성으로 가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전망이 좋다고 추천해 주었어요.
이제 혼자서 가는 길! 구글 지도를 켜서 성을 검색하고 길을 나서니 계단이 금방 보여요. 계단을 따라 성큼서큼 올라가 보니 정말 툰 시내가 한눈에 보이구요. 고층 건물이 없어서 그런지 탁 트인 시야가 좋아요.
그리고 조금 더 올라가니 성이 보여요. 성 안이 박물관으로 되어 있어 내부를 구경하려면 박물관이 열 때 와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일요일 1시에서 4시에만 열린다고 해요. 내부는 못 보고 성을 지나 걷다 보니 교회가 보여요. 교회의 산책로를 따라 걷는데 역시 이 곳도 전망이 좋아 성도 그리고 강과 알프스 산도 찰칵찰칵! 사진 찍고 싶어지는 곳이었어요.
혼자서 고즈넉히 걷는 이 산책로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내리막길이 나오고 또 길따라 쭉 내려오니 계단 입구가 보였어요. 크게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한 시간 걸은 느낌이에요.
아름다운 툰성과 교회 산책로를 한참 걷고 이번에는 구시가지를 걸었어요. 도로에 재밌는 파란색 물결 무늬 교통 표시가 보여 구글 검색으로 이 표시가 무슨 의미인지 물었더니 도로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보행자가 차를 확인하며 길을 건너라는 뜻이라네요. 유럽에서 시험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표시라는데 참신하네요. 스위스는 워낙 신호등 신호 지키지 않고 눈치껏 걷는 사람들이 많아 혼잡한 도로가 아니면 융통성 있는 신호가 더 좋은 것 같아요.
아이들을 데릴러 가는 길! 생일 파티 주인공 엄마, 아빠를 다시 만났어요. 구시가지를 걷다 보니 다리가 참 많고 강을 따라 건물들이 세워져 마치 베네치아의 거리가 떠올랐다고 하자 구시자기가 섬으로 되어 있다고 하네요. 구글지도를 꺼내 살펴보았죠. 정말 섬이네요.
그래서 다리가 그렇게 많이 연결되어 있었나 봐요.
생각지도 못하게 툰에 처음 왔는데 너무 좋았다고 하자 가족들이랑 또 오라며 인사를 나누었어요. 집에 돌아 오는 길! 쌍둥이들은 친구들과 이스케이프룸에서 탈출 놀이 한 이야기, 엄마인 저는 성과 교회를 산책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었어요. 마음에 툰이라는 보물 지도 하나 얻은 느낌이에요. 이어서 시간될 때마다 스위스 시내 산책하는 길을 또 나서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이 들었어요. 보물 지도 하나씩 하나씩 모아서 글로 써 보는 것도 좋겠다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