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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쌤 Aug 09. 2022

달과 6펜스

네 아이 이야기

첫째 아이가 최근에 읽은 ‘달과 6펜스’를 읽었다. 요새 아이가 읽는 고전 책을 같이 읽어보려고 한다. 같은 주제로 대화도 할 겸 무슨 생각을 하고 사나 궁금하기도 해서 밀리의 서재를 통해 혹은 도서관에서 빌려 틈나는 대로 읽기로 했다. 이 책은 고갱의 삶을 모티브로 지은 소설책이었다. 한 가정의 가장이자 남편, 두 아이 아빠인 증권중개업을 하던 주인공은 어느 날 아무 이야기도 없이 가족을 떠나 화가의 길로 간다. 그림을 그리기 좋은 환경으로 가고 싶은 곳으로 떠나는 주인공의 자유로움에 그동안 내가 나를 아이들 엄마라고 얽매고 있던 속박에서 벗어나 대리 만족하는 느낌이 들었다.


심지어 나는 이런 상태이다. (예를 들어)

며칠 전 둘째가 엄마는 갖고 싶은 게 뭐냐고 물었다. 커서 사주겠다나 그런데 지금 이 순간 나를 위해 갖고 싶은 것이 없었다. 

둘째가 또 물었다. 엄마가 배우고 싶은 게 뭐냐고… 역시 배우고 싶은 것도 없었다. 아이들 엄마로 너무 오래 살아서 그런지 내 머릿속에는 온통 아이들 뿐이다. 하루 종일 아이들과 무엇을 먹을지 남아 있는 집안일은 무엇인지 어디로 아이들과 산책할지 아이들하고 싶은  학원, 태권도, 수영 스케줄에 맞춰 마음속 시간도 움직이고 있었다.


젊어서는 나도 나를 위해서만 살았다. 무슨 옷을 입어야 예쁜지 고민하며 연예인은 아니지만 나름 예쁘게 보이려고 다. 그러나 아이들이 생기고 편한 옷이 최고라며 깨끗하고 단정하면 된다고 아이들 엄마 옷을 입는다. 이제  이상 나는 누군가의 시선이 중요하지 다.


그리고 나의 삶도 아이들이 태어난 이후 아이들에게 초점맞추어졌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아기라서 엄마의 절대적인 보살핌이 필요했기에 어쩔  없었다. 젊어서는 아기 낳고 나의 시간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기 그렇게 힘들더니 이젠 아이들이 나의 시간이자 삶이 되어 버렸다. 서서히 엄마의 도움이 필요 없어지는 나이가 가까워지고 있는데 여전히 나의 삶은 아이들에게 매여 는 것이다.


중학생인 첫째 아이를 보니 이제 엄마에게서 정서적으로 독립하고 어디를 가더라도 혼자 자유롭게 다니거나 친구랑 같이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일이다. 나도 이제 삼둥이들과 정서적인 독립을 생각해야  나이가 서서히 오게  것이다. 아이들로 인해 나의 삶이 즐겁고 행복했었는데 이젠 따로  같이 분리해야  순간이 다가온다.


아이들을 키우며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이젠 나도 내가 배우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겠다. 주인공처럼 극단적인 분리는 아닐지라도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 나서야겠다.


첫째 아이는 모르겠지만 이 나이가 되어 보니 

40살에 읽는 고전이 10대에 읽는 것과  차이가 난다

아이들의 인생과 삶의 무게를 짊어지며 넓어진 인생관은 덤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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