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보를 지켰던 시민들의 결의
2019년 11월 18일, 우리는 전남대학교에 게시한 '홍콩 연대' 현수막 2장과 '레논 월'이 훼손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수막 2장은 날카로운 커터 칼에 의해 훼손되었고, '레논 월'은 강제로 뜯겨나갔다. 표현의 자유가 억압적인 방식으로 짓밟힌 상황이었다. 우리는 즉시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다. 여기서 '우리'는 지난 11월 15일에 있었던 충돌 당시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을 뜻한다. 우선, 현수막 훼손의 경우 재산권에 대한 침해가 포함되어 있어, 형법 제366조 재물손괴죄에 의거하여 광주 북부경찰서에 일반범죄신고를 통해 수사를 의뢰했다.
우리들은 전남대학교 대학본부에도 엄중히 항의했다. 지난 11월 15일 사건 당시, 학생처 관계자들은 대자보를 게시한 시민들의 신원을 요구했으며, "대자보 게시는 민주적으로 해야 한다"는 등 불필요한 말을 하며 대자보 철거를 종용했다. 이에 관련자들이 강력히 항의하자, 학생처 관계자들은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여 사태를 관망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대학본부의 역할은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을 지키되,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고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별도의 대자보를 붙일 자유가 있음을 안내하는 것이었다.
우리들은 훼손된 현수막 2장과 뜯긴 '레논 월'을 역사에 남기기로 했다. 이에 이것들을 광주가 홍콩에 연대했으며, 해당 표현의 자유가 도전받았다는 근거로써 전남대학교 박물관에 기증했다. 2019년 11월 22일, 전남대학교 박물관 측은 이것들을 인수하여 '학교 역사유물'로 지정하고, 자체 수장고에 소장했다.
2019년 11월 18일, 우리들은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 명의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해당 보도자료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보도자료] 2019년 11월 15일 전남대에서 있었던 표현의 자유 억압 시도에 대하여
1.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은 현수막과 레논 월 훼손 행위에 재산권에 대한 침해가 포함되어 있음을 인지, 광주 북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였다.
2.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 측은 훼손된 현수막 2장과 '레논 월'을 광주가 홍콩에 연대했으며, 해당 표현의 자유가 도전받았다는 근거로써 전남대학교 박물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의 요구와 당부>
○ 2019년 11월 15일, 전남대학교 인문대 쪽문 담장에서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은 다음과 같은 요구안을 대한민국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국민신문고를 통해 전남대학교에 제출했다.
1. 중국인 유학생들의 요구를 전달하며 법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 신원확인을 시도하고, 형용모순적인 말로 벽보 철거를 종용한 전남대학교 학생처·학생과는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안내하라.
2. 전남대학교 학생처·학생과는 강제로 훼손된 학내 게시물에 대해 조사하고, 학내 게시물이 강제로 훼손되었음을 인지하였다면, 재발방지를 위해 엄중히 경고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공식적으로 취하고,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하는 등의 법적 조치를 검토하라.
3. 전남대학교 총장은 대학기구에 의한 표현의 자유 억압 시도와 미숙한 대처에 대해 사과하고 학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라.
4. 전남대학교 학생자치기구는 5.18 민중항쟁의 역사와 민주주의 정신을 재확인하고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라.
5. 전남대 중국인 유학생회는 벽보, 현수막 훼손 행위 등을 중단하고 의견이 있다면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을 사용하라.
○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은 우연히 그 시각 그 장소에서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했을 뿐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각자의 위치에서 홍콩시민들과의 연대를 호소해나갈 것이다.
광복홍콩 시대혁명
光復香港 時代革命
2019년 11월 18일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
해당 보도자료를 배포한 직후, 우리들은 '광주홍콩연대회의'를 결성하기로 했다. 우리들은 우선 12월 10일로 예정되어 있던 홍콩 활동가 초청 강연회에 결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