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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규 Sep 28. 2019

전대총학, 차떼기 사건의 파장과 선거 무산 (2016)

적폐 세력의 진상이 드러났다

 2016년 11월 20일, 2017년도 전남대 총학생회 선거를 하루 앞두고 페이스북 페이지 '전남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하나의 제보가 전남대학교를 뒤흔들었다. 자신을 전남대 민주동우회 활동가의 자녀라고 밝힌 전남대 재학생이 전남대 졸업생들이 돈을 모아 나현조, 정강현 선본 측에 전달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는 특히 나현조, 정강현 선본이 재학생들에게는 공유된 바 없는 '비공식 후원 포스터'를 졸업생들에게 비밀리에 배포한 후 선거 추대대회를 진행하여 돈을 모았으며, 이들 세력이 매년 이러한 비밀 행사를 통해 선거자금을 모아 왔다고 폭로했다.


 그가 제공한 '비공식 포스터'에는 '후원문의 - 김소망'이라는 문구와 연락처가 분명히 명시되어 있었다. 김소망은 2011년도 총학생회 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 학내 민주주의에 악영향을 끼쳤으며, 2017년도 선거 당시 나현조, 정강현 후보의 '언제나 니곁에' 선본의 선본장을 맡고 있던 인물이다. 해당 폭로는 적폐(積弊) 세력의 진상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폭로자는 '전남대 민주동우회'를 언급했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전남대 졸업생'들은 사실상 그동안 전남대 총학생회를 장악해 온 'NL'세력을 의미했다. 이들이 오랫동안 전남대 총학생회를 장악해 온 비결은 '돈'과 '세력'이었다. 선거에는 언제나 돈과 사람이 필요하다. NL 세력은 이미 형성되어 있는 전남대 내부 세력을 통해 선거운동원을 손쉽게 확보했다. 이어 과거에 활동했던 졸업생 선배들로부터 상당히 큰 자금을 지원받았는데, 이것을 내부적으로 '보급투쟁'이라 부른다. 돈과 세력을 통해 총학생회를 장악한 이후에는, 다른 후보가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 자체를 봉쇄하는 장치들을 마련했다. 전남대에 입학해서 이들 세력에 합류하지 않고 평범한 학교 생활을 해 재학생이 이들의 벽을 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피선거권을 가진 전남대 재학생이지만, 일반 학생은 전남대 총학생회장이 될 수 없었다. 이번 폭로는 기존 세력이 관행적으로 진행하던 보급투쟁의 진상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이는 한나라당의 '차떼기'와 다를 바 없는 비열한 행위였다.


 나현조, 정강현 후보 측은 "후원 문의라는 문구는 있었지만 실제로 후원을 받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마치 술을 마시고 운전을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식의 황당한 변명이었다. 이 소식은 전남대학교 대나무숲을 통해 삽시간에 학교 전역으로 알려졌다. 좋아요가 2만여 개에 이르던 전남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해당 제보는 좋아요 518개를 받았으며 대부분의 전남대학교 재학생들에게 전달되었다. 학생들은 깊이 분노했다. 학생들의 분노는 특히 2가지 관점으로 모아졌다.


 첫째. 기존 학생회 세력은 400만 원이 넘는 공탁금에 대한 '너에게' 선본의 문제제기를 "중선관위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규정짓고 이들의 후보자 자격을 박탈했다. 그러나 본인들은 비밀리에 선거자금을 제공받고 있었다.


 둘째. 기존 학생회 세력은 전남대학교 재학생들의 허가를 받지 않고 '반미 구국의 철옹성'이라는 문구를 사용하여 비밀리에 추대대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선거 때에만 '반미', '자주' 등과 같은 자신들의 이념을 숨기고 학내 공약을 내걸었다.


 이들에게는 '양심'이 없었다. 



 2016년 11월 21일, 2017년도 전남대 총학생회 선거가 시작되었다. 분노한 학생들은 '총학생회 선거 보이콧'에 집단적으로 참여했다. 첫날 투표율은 불과 28.43%에 그쳤다. 이는 역대 전남대 총학생회 선거 역사상 최저치였다. 2006년도부터 2016년도까지의 전남대 총학생회 선거 첫날 평균 투표율은 47.36% 였다. 2017년도 선거 때, 투표율이 무려 18.93%나 감소한 셈이다. 당시 유권자는 16,000여 명이었다. 최소 3,000여 명의 재학생들이 '보이콧'을 통해 적극적으로 정치적 의사를 표현했다.



 투표는 2016년 11월 23일까지 이틀에 걸쳐 연장되었다. 그러나 투표가 3일 차에 이르렀음에도 개표 요건인 50%를 넘길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언제나 니곁에' 선본의 나현조 정후보는 투표 독려를 위해 3천 배를 시작했다. 정강현 부후보는 울음을 터트렸다. 이들은 마지막까지 본인들에 대한 의혹을 정면으로 해명하지 않고, 감정에 호소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전남대 학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2016년 11월 23일, 2017년도 전남대 총학생회 선거는 41.34%라는 역대 최저치의 투표율을 기록하고 사상 처음으로 무산되었다. 투표에 참여한 41.34% 재학생들의 다수는 기성세력에 맞서기 위해 이명노, 최동혁 후보에게 투표할 것을 선택한 이들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2016년 11월의 보이콧으로 전남대학교 총학생회는 역사상 처음으로 공석으로 새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역사는 학생회의 진정한 역할을 물었다.


 2017년 2월 20일, 광주지방법원이 '너에게' 선본 측이 법원에 제출한 '후보자 자격 박탈 효력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인용 판결을 내렸다. 광주지법은 "이들의 인터뷰는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후보자 자격을 박탈할 정도의 위반 사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전년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떼쓰기'가 전남대학교를 비웃음 거리로 만드는 순간이었다. 결국 중선관위를 명예훼손했다며, 후보자의 자격을 박탈한 민주주의 파괴행위는 무효로 일단락되었다. 한편, 2016년 11월 총학생회 선거 무산 이후 전남대학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새롭게 구성되었다. 이들은 전년도 선거 무산에 따른 재선거 실시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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