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주 Jun 11. 2024

every day 신앙일기

믿음을 쓰다/1

받은 은혜의 유효기간이 얼마나 될까? 나름 믿음대로 살고자 하는 하나님의 자녀이지만 받은 은혜를 오래 끌고 가기란 쉽지 않다. 사람은 기억하게 되므로 살게 되고 또 기억하지 못하므로 살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 기억할수록 좋은 것이 은혜의 기억이 아닐까 싶다. 그런 받은 은혜에 대한 기억이 오래가기 위해서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글이 아닐까?


받은 은혜에 대한 기록은 우연하게 도서관에서 제목만 보고 고른 한근영 사모님의 '나는 기록하기로 했다'덕분이다. 신앙서적이지만 '기록하기로 했다'는 제목에서 풍기는 글쟁이의 느낌이 나를 그 책으로 이끈 것이다. 


성경을 읽고 좋은 구절 필사정도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은혜에 대한 기록이나 신앙 이야기를 써본 적은 없다. 짧게 감사일기 정도는 쓰지만 그것으로 내 신앙을 담아내기에는 감사일기를 쓰는 노트 자체가 분량이 많지 않다. 감사일기는 짧고 굵게 내용만 간단히 적을 용도의 수첩을 선택했으니깐. 길어져서 구구절절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지속력을 떨어지게 한다는 괜한 변명을 더해 본다.


그런 차에 한근영 사모님의 책은 나에게 쓰고자 하는 마음의 불을 댕겼고 그것이 세상적인 것이 아닌 신앙적이라는 것이 유의미하다. 하필 이 타이밍에 내가 리더로 있는 셀에 열정적인 새 신자가 믿음의 불씨를 더 댕기게 한 것도 있다. 


작년 셀이 대대적으로 구조구정을 마친 후 전혀 의도치 않은 인물(?)들을 떠안게 된 나는 실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셀에 대단한 애정을 쏟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거룩한 부담을 떠안고 나름 셀원을 위해 기도하며 나름 섬긴다고 생각했는데 그 셀원들이 분산되어 버린 것이다. 마침 반주일로도 골치를 떠안고 있던 차에 차라리 잘됐다 싶어서 셀을 그냥 놔버렸다. 될 대로 돼 라지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 마음을 아시고 비슷한 연령대에 다른 셀 리더님이 통합셀을 자청하시며 그 셀에 깍두기처럼 끼어서 지내다 갑자기 새 신자가 두 명이나 우리 셀로 들어오면서 셀은 다시 나뉠 판이다. '오 할렐루야'인가 '오 지저스'인가는 알 수 없지만 의욕과 열정이 넘치는 이제 갓 신앙생활을 시작한 새 신자 모습에 기존 신자들이 자극을 받는 것은 분명하다. 


기록을 남기게 된 배경에 그 새 신자도 한 몫한다. 그분으로 인한 은혜를 놓치고 싶지 않게 하신 것이다. 기록으로 남기므로 그 은혜 안에 머물도록 하신 하나님의 은혜는 매일 이어지고 있다. 병아리 신자를 위해 오래도록 묵은 낡은 신자 역시 갓 태어난 병아리처럼 삐약하며 은혜에 소리를 내고 싶은 것이다. 


이 공간은 매일 읽은 말씀이야기와 기도 내용, 그리고 받은 은혜, 기대할 소망에 대한 여러 가지 신앙적 이야기로 채울 생각이다. 


황폐해진 제 삶에 자리에 서고 보니
기도보다 중요한 건 아무것도 없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기록하기로 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