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사춘기 시작인 중1 둘째에게 중3 큰아이가 "내 딸이었으면 진작 버렸어!"라는 말을 던진다.
둘째는 다행히 큰 반응없이(생각해보니 오빠가 하는 말에 크게 연연하지는 않는거 같다) 지나갔지만 엄마 마음에 훅하고 시린 바람이 분다.
큰아이 중1때 막 사춘기 입성이던 딸과의 아침마다 전쟁으로 인해 피로감을 느낀 큰아이가 한참 후에야 그때 학교에 왜 일찍 갔는지 아느냐며 이야기를 전한 기억이 떠오른다.
아침마다 엄마와 동생의 언쟁이 큰아이에게 불편함을 주었고 아이 성향상 중재를 하고 싶었지만 그때 아침마다 딸 기분에 의해 내 아침 기분마저도 좌지우지 되던 통에 이성적이지 못한 반응을 같이 부렸기에 큰아이가 미처 치고 들어올 여력이 없었던 것이다.
큰아이는 평상시 감성적인 아이지만 문제 앞에서는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편이라 중재에 나서는 경우가 잦다. 머리가 커지면서 가족내에서 부쩍 중재를 하는 큰아이를 보며 잘자라고 있구나 싶으면서도 가족애가 강한 아이이기에 상처받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한다.
요즘 부쩍 동생에 대한 답답함을 하소연하던 차에 한마디 폭탄을 던진 것인데 큰아이 성격을 알기에 곪은 것이 터졌구나 싶다.
나와 남편이 안 맞아서 삐걱이는 것처럼 날 닮은 큰아이와 아빠를 닮은 둘째 역시 삐걱이는 것은 예고된 일일지도 모른다.
그나마 부부만큼의 하나됨은 아닌 남매 사이이고 또 큰아이가 오빠라서 그런지 딸은 오빠 말에 대해서 크게 반항을 하진 않는 편이다.
남매치고는 어릴때부터 투닥이는 거 없이 오히려 죽이 잘 맞았던 남매인데 성격이 두드러지는 사춘기쯤 되고보니 서로 다른 기질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가 없지 않다.
아마도 아빠와 엄마의 어긋남을 지켜본 탓이겠지만...
남편을 참으면서도 한번씩 답답함이 터지는 나처럼 큰아이 역시 동생을 지켜보다가도 아니다 싶을 땐 한대 쥐어 박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나보다. 실제로 한대 쥐어 박기도 한다.
잘잘못이 아닌 서로 다른 성격에 따른 반응값에 대한 허용치가 부족한 걸 어쩌냐 싶다.
부부애에 대한 욕구가 크지 않고 오히려 혼자인 것이 편한 나는 남편에게 선이라도 확 그으며 나를 보호하지만 가족애가 강한 큰아이 같은 경우는 가족내에서 선을 긋기는 커녕 서로 충돌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며 중재에 나서니 아이 입장에서는 안써도 되는 애를 쓰는게 아닌가 싶다.
그 역시도 그 아이가 가진 몫이라 여기지만 엄마로써 가족간의 충돌이 노출되는 상황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으로 아이에게 책임이 전가되지 않도록 좀 더 지혜롭고 싶다.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서로 다른 성격으로 인한 충돌은 이해보다는 반응과 대처가 현실적이다.
부디 큰아이도 동생으로 인한 불편함에 대한 반응을 자기를 지켜내는 대처로서 관계안에서 안전함을 누리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