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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 Sep 30. 2021

버티는 삶에 대하여

일상


삶은 오히려

잔잔한 소용돌이에 휘몰아친다


흘려보내지 못한 감정의 뭉텅이들이 갈 바를 알지 못하고 주변을 서성인다

작은 눈썹 하나가 눈에 들어간듯 거슬리지만 그저 눈 한번 비벼내는 것으로 외면해 버린다

구태여 들여다 보며 작은 이물질을 확인하는 거추장스러운 수고를 감수하고 싶지 않다


구구절절 삶이 너저분한데 작은 것에 마음 쓸 아량은 구차하다

그 작은 것이 내 삶을 너저분하게 하는지도 모른 채 말이다


담백하게 살고 싶은데

삶은 왜 이토록 찐득이는 걸까

삶이 찐득이는 걸까

삶이 찐득여서 먼지같은 내가 붙는 것일까

찐득이는 나에게 삶이 먼지처럼 달라드는 걸까


찐득이에 붙은 불순물들을 털어버리고 싶다

먼지라면 차라리 탈탈 몇번 털면 날아 없어질 것을

끈끈이마냥 찐득이는 삶에 들어붙은 이것은 무엇으로 지운단 말인가


나를 털어야 하는가

끈끈이를 잡아뜯어야 하는가


차라리 끈끈이 속에 자멸하고 싶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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