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비 오는 주말 저녁, 혼자 산책에 나섰다. 비가 아니라면 강아지와 함께 했을 텐데, 오늘은 우산을 친구 삼아 덜렁 들고 다니며 거리를 배회한다. 어둠이 깔린 저녁, 환한 불빛을 밝혀주는 카페 안의 풍경이 낯설게 예쁘다. 가만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어본다. 낯선 예쁨은 소유하기보다는 몰래 엿보는 맛이 더 짜릿한 거 같다.
어릴 적 추억과 현재가 공존하는 곳곳을 돌아다니며 추억에 잠겨본다. 낮에 돌아다니며 보는 풍경과 밤에 보는 풍경은 사뭇 다른 결이다. 낮이 줄 수 없는 감성이 곳곳에 깔려 있다. 또 가만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찍어본다.
세월을 입은 건 나나 풍경이나 매한가지인데 풍경은 세련미를 담아내고 있다. 풍경은 세월과 함께 곳곳이 성장을 이루었고 세월을 입은 나는? 그냥 이 풍경 가운데 어울리지 않는 이방인의 흔적이 묻어날 뿐이다. 본질은 그대로 일 텐데 주어진 여건과 시간에 따라 이렇게 또 다른 본질로 탄생되는구나. 나도 너처럼 세련미를 뿜어내고 싶다. 어둠을 환하게 비춰주는 빛이 되고 싶다. 이질감의 빛이 아닌 공감의 빛으로 위로의 빛으로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어둠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린다. 내 안의 많은 어둠과 고민의 흔적은 훗날 빛으로 승화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고뇌하며 애타 하는 그 찰나의 순간들은 언어로 글로 향기를 뿜으며 지니의 램프처럼 번질 것을 안다.
이질감을 주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
너와 내가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고 싶다
나를 보듯 너를 보고
너 역시 너를 보듯 나를 보며
그렇게 진실하고 투명한 사람이고 싶다
그렇게 진실하고 투명한 사람들을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