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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사탕 Dec 28. 2022

사는 만큼만 사랑하기

삶과 죽음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흐흐 흐흑.. 흐흐흐흐흑흑.."


둘째 : "엄마. 방금 무슨 소리야?"


나 : "모르겠네. 아랫집에 오빠가 우는 소리 같기도 하고.."


둘째 : "아.. 무서워~"


겁에 질린 둘째가 내 품에 파고들었다.


나 : "괜찮아 괜찮아~ 그냥 노는 소리일 거야"


둘째 : "엄마. 혹시 세상에 귀신이 있을까?"


나 : "아. 귀신은 마음속에 있는 거야~ 내가 있다고 생각하면 있는 거고.. 없다고 믿으면 없는 거야"


겁에 질린 아이를 달래고 있는데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첫쨰가 말한다.


첫째 : "근데 귀신이 있는 게 좋은 점이 있어~ 우리가 귀신이 될 수도 있다는 거잖아~"


나 : ".. 우리가?"


첫째 : "응~ 우리가 죽었을떄 귀신이 된다면 그렇게 오래 살 수 있는 거고.. 귀신이 되지 못한다면 죽는 걸로 끝이잖아.


'아....'


정말.. 사람이 죽으면 어떤 느낌일까?

알 길이 없다.

자고 있는 느낌일까

아니 자고 있을 때도 자고 있다는 걸 느끼지 못한다. 느낌이라고 할 수도 없다.

잠은 분명 깨기 마련이고, 자기 전에도 내가 자고 일어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잠이 막연히 두렵지는 않다.



하지만 '죽음'을 떠올보면 두렵다.

그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세상..

이 없는 잠.. 아니 끝이 없는 우주 같은 어둠..

끝인듯 끝이 아닌듯한 그 무언가..


'죽음'이 그 자체만으로 두려운 존재인가?

아니.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진다는 것.

그동안의 내 기억과 추억이 없어진다는 것.

또 더 이상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하거나 꿈꿀 수 없다는 것.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고,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내가 죽어도 남은 가족을 볼 수 있고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면, '죽음'이 막연하게 두렵지만은 않겠지..


차라리 귀신이라도 되면 좋겠다

내 가족을 여전히 기억하고 바라보고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이 순간들이 영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지금의 나를 지키고 싶


생각할 수 있고 추억할 수 있는 살아 있는 현재의 '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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