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생활기] #11 - 키치조지(吉祥寺)

by John


키치조지(吉祥寺)


글 작성에 앞서 제목과 본문에 이곳을 키치'조'지로 표기해야 하나 키치'죠'지로 표기해야 하나 고민을 잠깐 했다.

대부분의 검색 엔진에서 ‘키치조지’로 정식 명칭이 등재되어 있으니 더 고민하지 않고 본 글에서는 이곳을 키치조지로 부르겠다.


키치조지는 모든 일본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마을로 항상 손꼽히며, 도쿄 내에서도 아주 비싼 동네로 분류된다. 도쿄 중심부까지 매우 가깝고, 땅의 지반(地盤)이 탄탄하며, 도심 한가운데 이노카시라 공원을 품고 있어 생활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주거, 상업, 문화, 트렌드, 자연, 그리고 편리한 교통까지 전부 갖춰져 있으니 서울의 지역 중에서 굳이 비교를 하자면 연남동과 성수동의 특징이 적절히 섞인 곳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토니스피자 (TONY'S PIZZA)


친구와의 점심식사를 앞두고, 츠케멘을 먹을지 피자를 먹을지 고민을 하다가 엄청난 역사와 인기를 자랑하는 곳이라고 해서 토니스피자로 오픈런을 했다. 긴 웨이팅을 염려해서 오픈 30분 전부터 줄을 서있었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결국 오픈 시간까지 줄을 서있던 건 우리뿐이었다.


피자는 전체적으로 맛있었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빵이 정말 맛있기 때문에 빵으로 만든 음식은 사실 무얼 먹어도 다 맛있다. 그런데 알다시피 한국의 배달 피자 레벨은 이미 이탈리아를 넘어서는 수준(?)이기 때문에 한국인인 나에게는 엄청나게 특별한 맛이라는 느낌은 솔직히 없었다.


가격은 피자세트(피자 2조각, 샐러드, 음료)가 1,100엔이니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이노카시라 공원 (井の頭公園)


이노카시라 공원에는 약 12년 전 내가 아직은 대학교 4학년 일 때, 마지막으로 방문했었다.

당시에 도쿄에 소재한 추오대학교(中央大学) 상학연구과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열심히 입시를 했었고, 필기시험 전날 도쿄로 상경한 뒤 호텔에서 공부를 하다가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 공원에 방문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한겨울이라 나무들도 앙상한 가지밖에 없었고 날씨도 좋지 않아 큰 감흥이 없었는데, 사실은 이렇게나 울창하고 압도되는 대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원이었다는 것에 큰 감탄을 할 수 있었다.


집 인근에 나무 몇 그루 심어져 있는 작은 공원만 있어도 큰 위안이 되는 나이기에, 이런 대자연을 곁에 품고 사는 키치조지 사람들이 매우 부러워지는 순간이다.


m27783801850_1.jpg ACTUS - 123人の家

일본의 홈패션 수준


베이크루즈(BAYCREW'S) 사단의 브랜드인 저널스탠다드퍼니처(JOURNAL STANDARD FURNITURE), 그리고 아크투스(ACTUS)가 키치조지에 있어서 방문했다. 저널스탠다드퍼니처는 나중에 따로 리뷰를 해야 할 정도로 내가 애정하는 브랜드라, 오늘은 ACTUS와 일본의 홈패션 수준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이야기해보려 한다.(*이하 ACTUS로 표기)


ACTUS는 1969년, 그러니까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자개장이 본격적으로 팔리기도 전인 그런 시기부터 이미 일본에 유럽 가구를 수입해서 유통했던 일본 가구계의 선구자다. 일본 내에 '삶의 질(QOL)을 높이는 유럽식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고자 설립되어 현재는 무려 55년이 넘은 브랜드가 되었고, 당시는 일본에도 아직 북유럽 디자인이 널리 알려지기 전이었기 때문에 ACTUS는 일찍이 유럽(특히 덴마크, 스웨덴 등 북유럽)의 가구 및 생활철학을 들여와 일본 시장에 제안했고, 특히, '가구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생활을 형성하는 도구'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제안형 쇼룸 운영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ACTUS에서 펴낸 '123人の家(123인의 집)'이라는 일본인들의 멋진 집을 소개하는 홈패션 큐레이팅의 책이 있다.

나는 이 책의 오래된 팬이다.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구입했고 아직도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많은 영감을 받았다.

ACTUS와 일본 홈패션의 수준을 보고 싶다면, 일본에 방문했을 때 꼭 한번 쇼룸을 들러보길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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