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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장부스터 Oct 18. 2024

금주 다이어리 Day2

유난히 피곤하기도, 어렵기도, 힘이나는 하루

퇴근 시간 이후에도 당당하게? 퇴근하면 눈치보이는 사무실 분위기. 오랫만이다.

그래도 첫 회사는 5시30분에 정시 퇴근이였지만 언제부터 생겼는지 모를 사무실문화는 6시에 나갈려면 온 세상 눈치를 살피며 고요한 적막을 깨야했다. 아마도 누군가는 그 적막에 마음이 편안해졌을 것이다. 지금 이시간 이후에 일어나면 먼저 나간 사람보다는 아무런 죄책감 없이 나갈 수 있으니..

난 그때의 안도하기도 6시 총대를 메야할 때에는 오후시간부터 노심초사 동료에게 계속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묻는다.

갑자기 어디가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하지? 집에 일이 있다고 할까? 아빠 생신? 엄마 생신? 친구 생일? 친구 생일은 좀 가볍나? 수 많은 핑계중에 최근에 나눈 대화에서 힌트를 찾곤한다. 아 맞다. 나 요즘 몸이 좀 안좋지? 병원을 간다고 해야겠다. 야간진료를 강조하면서!

나오면서 조금 일찍? 사실 30분 늦게 퇴근하면서도 TMI한 사유들을 말하면서 시선을 요리조리 피하다가 쭈뼛하며 나선다. 아마도 알았을 것이다. 어렸을때 나의 거짓말을 눈감아준 부모님처럼.

한동안 경력 단절 후에 재취업한 곳은 그야말로 여기가 미국인가 싶었다? 세상이 많이 변했구나. 고작 4년 사이에 많은것이 변했구나 싶었다.

첫 출근한 날은 누구나 그렇듯 아직 낯설은 사무실이 썩 편치만은 않다. 그리고 이곳의 문화를 느끼기 위해 나의 모든 감각은 날이 서있다. 9시 출근 했으니깐.. 6시면 퇴근해야하는데.. 나의 보스는 어디갔지? 언제 오려나? 첫 출근인데 당연히 보스한테 인사는 하고 가야겠지? 그때와 마찬가지로 주뼛대고 있는데.. 옆에 동료가 눈치를 챘는지.. 반가우면서도 당황스러운 말을 한다. 퇴근시간 되었는데 왜 안가요? 아직 할일 남았어요? 입사 첫날에 할일이 뭐가 남아있겠는가. 아직 일도 제대로 안받았는데.. 아니요.. 실장님이 아직 안오셔서… 언제 오실줄 알고요. 퇴근하세요!! 그래도.. 인사는 드리고 가야하지 않을까요? 허허허허…. 소탕한 그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야말로 컬쳐 쇼크였으니깐.

괜찮아요 ~ 여긴 할일 다 했고, 퇴근 시간이 되었으면 가셔도 됩니다 ~ 진짜 가도 된다고? 간보는건 아니고? 아니였다.

그 회사를 다니면서 나는 일하는 문화가 왜 중요한지.. 일 하는 문화가 성과에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직접 경험했었다. 물론 같은 환경 같은 팀이었지만 전혀 다르게 느끼는 동료들도 있었지만.. 어쨋든. 그런 쓸때없는 생각들이 업무에 얼마나 큰 방해를 주는지 알았으니깐.

난 거짓말 조금 더 보태서.. 그 곳에서 일한 1년 6개월은 하루도 뿌듯하지 않은 날이 없었던것 같다. 회사에 출근해서 퇴근 할때까지 일에 몰입하면서 하루 하루를 보냈고, 그러다 보니 보람된 하루로 편안한 저녁 시간을 보냈었다. (그땐 난 스트레스도 없는데 왜 술을 끊지 못했는지 몰랐다.)

복리후생, 일 하는 방식중에 회사에서 제안하는 워라벨, 주 4일제, 탄력근무제 듣기만 해도 자유로운 제도들은 그 안에 숨은 의미, 의도가 전달되는게 중요하다.

생산성 있게! 휴식을 취하면서 일에 몰입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이것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 문화, 그걸 안지킬까봐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피드백을 주는 문화, 내 눈에는 정말 멋진 문화였다. 물론, 다른 이유로 그 곳을 오래 머물진 못했지만.. 여전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렇게 경력과 자신감으로 옮겨간 회사, 다시한번 옮긴 회사 지금 여기.

14년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 눈치에 보이지 않는 경계심까지 더해졌다.

난 그들이 야근좀비 같이 보인다. 내 삶을 갈아넣어서 야근으로 나의 존재를 인정받는다는 느낌을 가지는 걸까?

처음엔 좃소기업이 괜히 나온게 아니야. 그들만의 열등감이 있어. 라는 오만한 생각도 했었었다. 결론적으로는 각자의 방식이 있고, 그걸 존중한다. 나의 오만함도 반성한다. 하지만 그 간격에서 생긴 작은 오해들인 큰 눈덩이가 되기 직전 같다.

이걸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지.. 모르겠다. 오늘 회의를 하면서도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된건 아닐까.. 마음이 쓰인다.

조직문화 진단을 10월중으로 반드시 실시해야하는데 작년에 진행했던 업체가 더이상 진단사업을 안하게 되어서 올해는 수행하지 못한다는 이슈였다.

우리는 작년과 다른 점수들을 점검하고, 개입했던 활동들이 효과가 있는지를 검증해내야 한다.

핵심은 10월중으로 설문문항은 가지고 있으니 외부 서버에 해당 설문을 세팅하고, 실행할 수 있는 업체를 찾아라. 찾는김에 다면평가, 역량평가, 조직문화진단 통합적으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업체를 찾아봐라.

난 우선 급하다니깐.. 조직문화설문을 시행하고, 간단한 리포트를 줄 수 있는 업체를 찾았고, 다행히 명단만 정리해서 보내주면 2~3일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살았다. 생각과 동시에 날 별로라고 생각하는 동료의 주간업무를 보니 마음 한편이 무거워졌다. 그의 진행하고 있는 업무중에 “다면평가, 역량평가, 조직문화진단 업체 서칭“이라는걸 봤으니깐. 이미 내가 찾은 업체랑 진행하기로 했는데.. 다 같이 찾아보라고 지시하셨지만 그 분도 서칭하고 있는줄은 몰랐다.

이거 괜히 또 잘난척 한다고 오해 받는거 아닌가…

설상가상.. 조직문화 진단은 언제 시작할 수 있어? 리더의 말에 명단만 주면 바로 세팅하고, 테스트 가능하다고 합니다. 2~3일정도 걸린다고 했으니 다음주에는 시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고 답하고, 9월 30일자 기준으로 명단 주시면 바로 전달하겠습니다. 라고 답했는데

지금 명단을 안줘서 못하고 있는거야? 라는 리더의 말이.. 순식간에 “난 잘하고 있는데 니들 때문에 못하고 있어“라고 들리는듯 콱 가슴속에 박혀 들어왔다. 내가 너무 의식하나? 그들은 그렇게 생각안할수도 있는데? 모르겠다.

아 그런건 아니고 얼버무~ 아 그 명단! 드릴게요. 하는데… (싸하다. 싸늘한 비수가 가슴에 내리 꽃힌다 라는 대사가 떠오른다. 정확한 대사진는 모르겠다)

그리고 이어지는 연말행사 회의는 분위기가 일단 좋다. 나 혼자인줄 알았는데 본인들 일처럼 고민을 같이해준다. 이게 얼마만에 소통인가.

사실 난 그 두분이 같은 공간에 있으면 불편하다. 잘하던 말도 잘 못하고.. 주뼛주뼛… 주눅이 들어 할말 못할말도 잘 구분못하고..

그리고 7시가 넘어서 퇴근하려는데.. 난 할도리를 다한 시간이었지만.. 또 핑계를 찾고 있다. 14년전처럼.. 아 오늘은 너무 피곤해. 오늘 쉬어야 내일 일을 할 수 있겠어. 그리고 나지막히 이야기를 남긴다. 저 애 데릴러 가야해서..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말이다. TMI …

모르겠다. 일단 떼꼰한 눈을 달래주러 가야겠다. 어떻게 받아드리건 그건 그들의 몫이다. 오해를 한다고해도 내가 어찌할 바는 없다.

눈치보지 말자. 눈치보지 않기 위해서는 내 자신에게 떳떳해야한다. 내가 오늘은 왜 퇴근 TMI를 했을까.. 아마도 다들 바쁘다고 하는데.. 잰 칼퇴가 가능해? 라는 그들의 생각을 의식했던것 같다. 난 가능하다. 그래야 내일 또 나는 일할 수 있다. 내일이 연말행사도 아닌데.. 퇴근 못할껀 무엇일까. 생각하니 당당해진다.

괜찮다. 내일 또 나에게 주어진 일에 몰입해서 최선을 다해서 미루지 않고 해보자! 나에게 먼저 떳떳하자. 그들의 머리와 생각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니.

내가 그런게 아니라는 나의 의도를 알아주길 바라는건 말 그대로 바래서. 생기는 간격이니깐.

더불어 오늘은 금주 2일차다. 금주 다이어리를 보면서.. 내가 왜 금주, 단주에 실패했는지 조금은 알것 같다. 그리고 와인마녀처럼.. 나에게 악마의 속삭임을 부르는 그것을 무엇으로 칭하면 좋을까.. 고민중이다. 앞으로 그 악마가 나에게 다가오면 스탑을 외처야하니깐.. 이름이 필요할 것 같다.

자야겠다. 오늘 하루도 금주 성공! 뿌듯한 감정을 느끼며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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