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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르데 Sep 14. 2024

한국에만 있는 특이한 전세 제도

금리와 다르게 움직이는 한국 부동산

최근에 반포의 부모님 집을 거래를 하며 집값의 20%가량이 공중으로 사라지는 경험을 통해 서울 부동산이 정상 상황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급격히는 최근 몇 달 사이에 오억, 일 년으로 보면 십억이 올라, 어릴 때부터 부모님 어깨너머로 봤던 투자 히스토리와, 2006년에 풀 대출로 첫 내 집 마련하며 경험한 극심한 부동산 롤러코스터를 통해 몸으로 체득한 감이란 게 있었는데, 지금은 평생 소유할 것이 아니라면 털어야 할 때라는 느낌이 오더군요.


사람들이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지금이 피크다.



물론 제 판단이 틀릴 가능성은 상당히 높고요. 열기가 남아 약간 더 치고 올라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내년정도되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집 값의 일정 부분의 목돈을 맡기면 집을 임대해서 살 수 있는데, 외국에서 살며 친구들에게 얘기하니 충격을 받더군요. 그 큰돈을 어떻게 집주인을 믿고 맡길 수 있냐면서요.


대부분의 인구 밀집 지역의 세계 대도시는 집값을 은행에 넣어 놓았을 때 나오는 금리에서 집을 유지하는 관리비를 제한 금액 이상의 렌트 수익을 기대하게 마련입니다. 가지고 있다 보면 물가 상승과 함께 집값도 자연히 오르게 되는 것이니, 금융업에 종사하는 친구들을 보면 작은 집을 살 때 집값과 렌트 비용, 모기지 비용을 철저하게 계산해서 매수를 하곤 합니다.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며 이곳 홍콩의 부동산은 적게는 10% 정도, 많게는 20% 정도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었어요.


가격의 변동을 한 이유는 렌트로 받는 돈 보다 금리로 받는 돈이 더 높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망세로 돌아 섰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지금은 괜찮은 집의 렌트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 렌트가는 소폭 상승한 상태입니다.


월소득 수준과 금융 소득이 무척 높은 홍콩인들에게 월 5백, 6백만 원 이상의 렌트는 사실 흔한 편입니다. 회사에서 리로케이션으로 오는 expat에게 회사에서 렌트비용을 내주는 경우도 흔하고요, 집을 매수해서 사는 경우, 모기지 받은 금액에 이자로 내는 비용을 년 소득세에서 추가로 감면해주기도 하지요.


이번에 반포 아파트를 매도한 금액의 홍콩 아파트라면, 렌트비로 월 천만 원 이상 받아야 하는 수준인데 한국에 과연 그 정도의 주거비를 감당할 소득 수준이 얼마나 될지… 그리고 매년 내야 하는 재산세, 종부세, 양도세 부담으로 저희 부모님같이 유지 못하고 노후 생활비로 쏟아져 나올 매물은 얼마나 될지…


이런 금융적인 계산 + 서울 땅은 열려있고 재건축도 상당히 대기하고 있다는 계산 하에 매도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부동산이 이런 금리와 같이 연동해 움직이지 않은 것을 보며 무척 이상하다는 의문이 생기고요. 거품이 꺼지고 사람들 생각이 바뀌는 것도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서울이 글로벌 도시화 될수록, 금융지식이 높아질수록, 전세는 점점 없어질 가능성이 높고, 감정적으로 서열화해서 급지화 하는 부동산 소비보다는 철저한 ROI를 계산해서 투자하는 쪽으로 변화되어 갈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이미 심각한 증여세와 양도세를 이유로 부자들은 교육으로 부를 세습하려 할 테고, 최근 몇 년에 엄청나게 많이 생긴 국제학교들이 현실을 보여주고 있죠. 일정금액 이상의 부를 가진 부자들은 굳이 동네의 초등학교보다는 너서리, 프리 통해 초등부터 국제학교로 스쿨버스로 통학하고 있고요.


투자 방향도 부동산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절세할 수 있는 금융 투자, 보험 투자 등 대체투자 마켓도 상당히 커질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은 최근에 캡처한 15년 내 홍콩섬 요지의 신축 아파트 매매가와 렌트가. 매매가는 한화 39.2억, 월세는 715만 원(2.18%대 vs 시중은행 예금 금리 3.5% 이상)

취득세는 3.85%, 종부세, 양도세, 증여세는 없고요. 세금이 없어도 부동산을 사지 않아야 할 이유는 금리를 보면 명확하지요?


다들 홍콩 부동산이 비싸다고 하는데 요즘 한국 부동산을 바라보니 홍콩보다 더 비싸다고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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