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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르데 Sep 17. 2024

홍콩 부동산 비싼 이유

작은데 비싼 것들..

홍콩 부동산 비싼 이유

 

홍콩의 부동산이 작고 비싼 것은 다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왜 비싼 건지는 잘 알지 못한다, 조금 아는 분들은 땅이 좁아서라고 하지만 사실 조금만 외곽인 홍콩섬에서 바다 건너 중국과 맞닿아있는 신계 쪽에 나가보면 널려져 있는 땅이 사실 엄청 많다.


처음 홍콩에 왔을 때 궁금해하던 차에 알게 된 사실은, 홍콩은 개인 간의 택지 매매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아래는 정부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내용으로 보다시피 모든 홍콩 땅은 정부 소유이다.


홍콩의 모든 땅은 정부에서 관리하며 홍콩 특별 자치지구의 총리는 땅을 개발하거나 장기 리스를 주는 식의 업무를 할 수 있는데, 이런 대규모 개발을 개발사를 통해 하거나, 정부에서 공공의 목적으로 아파트를 지어 분양 내지는 렌트를 주고 있다.

 

I. BASIC KNOWLEDGE OF LAND OWNERSHIP IN HONG KONG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owns all the land in Hong Kong , except the land on which St John's Cathedral stands. The Chief Executive of Hong Kong, acting on behalf of the Government of the Hong Kong Special Administrative, has the powers to lease and grant state land to the public for ownership for a limited period of time (legally defined as "leasehold" land). The Chief Executive can do so by: i) granting Government leases for a certain period, or ii) granting licences for individuals or corporations to occupy Government land for special purposes for a certain period (usually shorter than a government lease). In other words, a "land owner" actually leases the land from the Government but the relevant lease period can be very long (e.g. 50 years or more).

 

홍콩에는 큰 개발사들이 있는데 이 개발사들(디벨로퍼)이 보통 99년, 999년 이런 식으로 리스를 따고 정부와 합작해 개발 계획을 만들고 분양을 한다. 이 개발사마다 서로 다른 강점과 특징이 있기에 우리나라 래미안, 자이처럼 분양단지에 개발사 특유의 브랜드 이름을 붙이거나 콘셉트를 잡아 분양하기 때문에 특별히 인기가 있는 회사에서 지은 아파트는 가격이 더 높게 마련이다.

 

홍콩은 이미 20년 이상도 전부터 60-70층 기둥식 아파트를 지어왔고, 아파트 입주 후 매니지먼트를 하는 관리업체 사업도 엄청나게 발달이 되어 있다.


요즘 한국에 분양하는 반포나 개포의 대규모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 수 없으나, 홍콩의 경우는 아파트 관리를 담당하는 관리 회사가 있어, 모든 관리비 및 직원을 관리하고 있고 이 직원들은 아파트 소속 직원이 아닌,  프라퍼티 관리 회사의 파견 직원들이라고 보면 된다.


내가 홍콩에서 살아온 아파트의 경우, 직원들은 모두 유니폼을 입고 있고, 각자 하는 일이 나눠져 있으며, 렌트가 일반적이기에, 간단한 보수 및 아파트 내에 문제, 예를 들어 벨 고장 등은 관리 직원이 와서 고쳐주기도 한다.

 

이 매니지먼트 회사에서 아파트 내에 입주한 식당도 관리를 하고, 아파트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의견을 취합하여 식당에 입찰을 붙이는 방식으로 운영하며, 아파트 내 화단 관리, 출입자 관리 등 빌딩의 전반적인 내용을 관리하여 빈틈이 없다.


이렇게 큰 업체가 들어가 있는 아파트의 경우, 일반적으로 관리비는 아파트 오너가 내며, 입주자는 전기료, 수도세, 가스비, 인터넷 비용 등 실 사용 관련된 비용만 내면 되는 방식이다.

 

홍콩 정부는 보통 5-10년 단위로 이런 개발 계획이 지구마다 정해져 있고, 개발사들과 협력하여 일을 하고, 그 공급을 컨트롤 한다. 그래서 갑자기 입주 물량이 쏟아지거나 해서 가격이 추락하는 경우가 잘 없다고 본다.

 

이런 사기업 주도의 개발이 홍콩 거주민의 55%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부에서 지어 분양하는 공공 아파트에 거주하는데, 공공아파트는 우리나라의 LH 아파트의 개념이고 사기업에서 지은 아파트 보다 훨씬 더 저렴하고 자기 돈 50% 정도를 내고 나머지는 정부에서 보조받는 형식이며, 이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가구당 소득에 제한이 있어서 보통 나이가 아주 많거나, 소득이 적지 않은 이상 당첨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 아파트는 일정 기간 이상 살고 나면 매매도 가능하고, 거주 시설이나 위치도 크게 나쁘지 않다.


그 외에는 정부에서 지어서 아주 저렴하게 렌트만 주고 있는 아파트들이 있는데, 이 아파트는 취약 계층에게 우선권이 돌아가고 있다.

 

홍콩은 이렇게 개발을 정부와 기업에서 합작으로 하고 있으며 땅이 모두 정부 소유로 허가를 받는 과정이 복잡하기에 일반적인 빌라나 다가구 주택을 짓는 사기업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드물게 짓는 단독 빌라나, 분양형 주택의 경우는 초고가의 것들로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가격이다.

 

홍콩에선 이렇게 정부와 개발사 합작으로 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이 된다. 개발 계획이 나오면, 개발사의 손에서 분양사인 부동산 회사들로 넘어가며, 부동산 회사들이 입주자 모집을 한다.


분양은 보통 센트럴의 고급 빌딩에 있는 사무실을 빌려 실제 사이즈로 만든 모델 하우스를 방문하게 하고, 분양 가격은 일반적으로 분양사에서 다 정해져 저층부터 판매에 들어가며, 뷰가 좋을수록, 층이 높을수록 가격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보통 탑층에는 최대 넓은 평형을 넣고 팬트 하우스로 사용하며, 고급 아파트들은 엘리베이터를 단독으로 사용해 다른 입주자와의 동선이 겹쳐지지 않게 만든다.


홍콩에서는 프라이버시가 많아질수록, 더 귀하게 느껴지고 고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자들이 사는 아파트일수록 대중교통과는 멀어지고 산 위로 높이 올라가 있다.

 

일반 직장인들의 홍콩 아파트 매매 시 대부분은 대출을 받아서 매매하는데, 예전에는 10 MIL HKD (한화 약 17억) 이상의 아파트의 경우 아파트 매수가의 50%의 목돈이 deposit으로 예치되고 나머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 deposit의 일부도 시행사에서 몇 년간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경우가 흔하다.

 

홍콩의 경우 국적 상관없이 7년을 거주하면 영주권을 주고 있으며, 영주권자가 부동산을 매수할 경우 예전에는 추가 금액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추가 금액도 없애는 등 부동산 관련 규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규정을 변경하여, 가격 유지에 힘을 쓰는 모양새이다.

 

홍콩에 살며 파악해 본 바로는 이렇게 정부와 기업에서 합작을 하여 공급이 콘트럴 되고 있고, 또 외국인에게도 영주권 취득 및 부동산 거래에 걸림돌이 없는 점, 고연봉이 많은 아시아 헤드쿼터를 둔 사무실이 많고, 금융사가 많은 점과, 3.85%의 취득세를 제외하고는 양도세, 증여세, 상속세가 없고, 대출 시 대출 이자에 대해 소득세에서 세금을 깎아 주는 점 등 세금면에서 큰 이점이 있기에, 요즈음 하늘로 올라간 한국 주 요지의 부동산 가격을 보며, 투자대비 이득이 잘 맞지 않는대?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아파트 값이 올라도 세금으로, 부가 비용으로 다 나간다면 모두가 불행해지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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