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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오 May 27. 2022

작고, 약하고



비가 억수같이 내렸다. 엄마는 원래도 작은 사람이 잘 먹지도 못해 그리 크지 않은 몸으로 산부인과를 찾았다. 엄마처럼 작은 아이는 밖으로 나오는데 한참이 걸렸다. 사람과 그리고 기계 힘을 빌려 애써 밖으로 나온 아이는 작고 작아서 하마터면 인큐베이터에 들어갈 뻔했다는 말을 듣고, 또 들었다.


엄마는 힘들게 아이를 낳고도 제대로 몸조리를 못했다. 입맛도 없이 누워 있던 그에게 시어머니는 새벽부터 미역국을 끓여 왔다. 고기도 들어 있지 않은 미역국. 그는 억지로 미역국을 먹고는 속에 든 온갖 것을 쏟아냈다. 약해진 몸을 일으켜 아이를 돌보고 생활을 꾸리고, 그를 돌봐 줄 사람은 없었다.


작게 태어난 아이는 주접을 떨었다. 낮에는 멀쩡히 누워 있다가도 밤이면 울고, 경기를 일으켰다. 작고, 아픈 아이를 안고 늘 야간 병원을 찾아다녔다 했다. 잔병이 많고, 약하고 제대로 자라지 못할 것처럼 그렇게 자주 아팠다.


작고, 약하고. 애써 밖으로 나와서도 자주 아팠다.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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