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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3일

by 운오

2024년 12월 3일 10시 20여분. 그릇된 사고와 태도의 일 인의 경악스러운 선택으로 일상이 위아래로 뒤집혀버린 순간이었다. 매일 힘들게 일구어 온 우리의 일상이 이렇게나 쉽게 흔들릴 수 있구나. '계엄'이라는 역사에서나 배웠던 단어가 눈앞에 툭 떨어졌다.


해킹을 당한 줄 알았다. 믿기지 않는 영상에 든 첫 번째 생각이었다. 이어서 전쟁이 났다는 불안이 엄습했다. 뒤숭숭한 세상이 드디어 화염에 휩싸여버리는 순간이 찾아온 것인가. 겁이 났다. 발을 디디고 있던 땅이 무참히 무너져버린 것 같았다. 그리고 여전히 그 불안은 이어지고 있다.


온 국민이 경험하게 된 계엄 상황. 이것이 정말로 2024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부정하고 싶다. 이 상황은 모든 이에게 온갖 기억과 과거를 떠오르게 할 것이다. 경험해보지 못했으나 배우며 분노하고, 삶의 방향을 정할 수 있도록 했던 우리의 역사를. 또한 두려움과 슬픔, 불안도 함께 가지고 온다. 언제 어떻게 우리의 일상이 위협받을지 모르는 공포. 어렵게 지켜온 역사가 너무 먼 과거로 회귀한다는 수치, 우리의 의지대로 상황이 정리되지 못할 거라는 무력감. 도무지 정리되지 않는 감정과 생각의 소용돌이 속에서 하루 종일 TV를 끄지 못한 채, 잠들지 못하는 밤을 보내고 있다.


부디, 우리가 옳은 길로 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부디 바로설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학생도 아니고 유명세가 있는 것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그저 그냥 일반인 개인은

대체 어디에 선언을 남길 수 있나

이름을 새겨 소리를 낼 수 있는가

피와 눈물로 국민이 지켜낸 민주주의는

국민만 지킬 의지가 있는 것인가

지금껏 배우고 마주했던 모든 과거의 노력이

수치를 모르는 이들에 의해 빛바래지 않기를

수치를 아는 이들의 손을 높이 들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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