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던 마음이 발 끝에 묶이고

25년 7월 21일의 감정

by 하지

이상하게 주말에 아무것도 안 하고 쉬면 몸은 편한데, 일어날 땐 죽을 만큼 힘들어도 평일에 출근해서 회사에서 틈틈이 공부하면 기분이 더 좋다. 왜지, 습관이 되어서 그런가?


오늘은 전공과 사람들에 대한 생각으로 잠시 심란했다. 내가 하는 공부에 대한 흥미 없이 방황했던 시간을 뒤로하고, 다시 다가가는 길이 예상은 했어도 낯설고 어색하다. 전공도 분위기도, 사람들도 아직 조금은 다가가기 어렵다. 스스로 방황하던 시절에 전공 공부에 마음을 열지 못해 많은 경험과 대인관계의 기회를 놓친 이유가 크다.


다시 마음을 먹었을 때는 동기들과 다른 분들이 호의로 다가와줬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첫 발을 잘 내딛지 못한 관계는 편해질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모두 친절하게 대해주지만, 자꾸만 긴장하고 혼자 움츠러들었다.


운 좋게 좋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관계를 중요시하는 성격으로 인해 소속감 없이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하는 단계가 버겁게 느껴졌다. 이제 낯설고 어려워도 내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는 걸 알아서, 천천히 용기 내보려고 한다. 천천히.


이런저런 마음에 퇴근하고 나서는 공부하기가 너무 싫었는데, 함께 옆에서 공부해 준 동료 덕분에 퇴근하고 9시까지 공부하고 올 수 있었다. 100% 집중한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 한 시간 정도는 꼼꼼히 읽으니 이제야 비로소 이해되는 부분도 있어서 재미도 느꼈다. 그러고 나니 뿌듯함이 느껴져서 스스로 칭찬도 해주었다. 근거가 없어도 잘할 거라고, 잘 될 거라고, 방법을 찾아낼 거라고 나를 믿어주는 수밖에 없다. 나를 곁에서 응원해 주는 함께하는 존재에 그저 감사하며.


집에 오는 길, 작은 보상으로 편의점에서 달달한 우유크림롤빵을 사 와 몇 개 먹었다. 퇴근길에는 여름 바람이 불어서 시원했고, 바람에 불어오는 끈적한 냄새는 그리 상쾌하진 않았다. 그래도 멀리 가던 마음이 오늘 하루로 돌아와 발 끝에 묶였고,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하루가 내 청춘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가 아닌 거기로 가는 과정, 그 속에서의 하루. 오늘도 여기까지만 생각하려고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잠시만 휘고, 무너지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