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아름답다

25년 9월 6일의 감정

by 하지


지난 인연을 정말 오랜만에 만나고 왔다.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편안했지만,
생각만큼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었다.
좋았던 추억들과 근황을 얘기하고 서로를 응원하기로 하고 나오는데, 싱숭생숭해서 한동안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걸었다.
알 수 없는 시원섭섭한 기분이 떠나질 않았다.
그렇지만 이젠 앞을 보고 나아가야 하니까.

시간이 지나며, 세상이 결코 공평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서히 떠나가는 사람들과 기울어진 세상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
하지만 상처받고 실망해도, 세상에는 여전히 좋아하는 것들이 남아 있고 또 생기기 마련이더라.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세상이 여전히 아름답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바라건대 언젠가 나는 내 둥지에서 벗어나서 타인의 세상을 보고 싶다.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들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따뜻함과 용기가 있었으면 한다. 거기에서 새로이 좋아지는 것들을 찾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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