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릴지라도, 그 걸음을 기꺼이

25년 8월 28일의 감정

by 하지


잠을 설쳐서 극도로 피곤한 좀비 같았던 날, 피곤한 와중에도 할 일이 있어 커피를 마시니 각성된 상태에서 짜증이 확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진정해 보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여러 고민과 걱정이 겹치니 쉽지 않았다. 그래서 몇 번이고 도망치고 싶었지만, 함께 있어준 동료 덕분에 밤까지 스터디를 위해 회사에 남아있을 수 있었다.


오히려 시작하기 전엔 힘들었지만, 막상 스터디를 시작하고 나니 이상하게도 밤 8시가 넘어서야 살만해지고 정신이 돌아왔다. 정신 차리고 해야 해서 드디어 각성한 건가, 내심 웃겼다.


준비가 공부지만, 좀 미흡했더라도 스터디를 하는 와중에도 계속 공부하게 돼서 힘들어도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피곤한 상태에서 컨디션을 조절하려고 노력하고, 안 도망가고 할 일을 끝까지 해낸 것에서 스스로 칭찬해 줬다.

기분이 저조했음에도 그렇게 오늘 하루를 날려버리기엔 오늘이 너무 소중했고, 그래서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내가 가진 건 지금 이 순간, 오늘 하루만 존재하니 그 하루가 내겐 너무 가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완벽한 하루일 필요는 없지만.

또 하나, 오늘 돌이켜보니 단단히 엉킨 실타래를 기꺼이 나와 함께 풀어준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 내 예민함이 튈세라 혼자 꽁꽁 싸매고 있으려고 했지만, 결국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그리고 걱정보다 기꺼이 다정한 도움을 받아왔다는 걸 깨달았다.


최근 'Sound Sound 다니엘'이라는 분의 영상에서, 철학자 키에르케고르의 "행복의 문은 항상 밖으로만 열린다"라는 문장이 좋아 기억해 놓았다.


일전 다른 강연에서도 그렇고 많은 분들의 공통된 조언이, 나 자신을 알기 위해 오히려 사회로 나가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고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느릴지라도 그 걸음이 기꺼이 문 밖으로 향하고, 그럴 용기를 더 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실타래는 그렇게 같이 푸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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