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네 컷, 새로운 길 위에서

25년 9월 15일의 감정

by 하지


오늘 퇴근길에는 늘 가던 길이 아닌 새로운 길로 향했다. 들를 곳도 있었지만 일부러 새로운 길을 골랐는데, 때로 일상에 작은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낯선 지하철 역사에서 나와서 하늘을 본 순간, 잠깐 그 자리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드넓게 펼쳐진 연한 하늘에 흰 구름이 예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거기에 좋아하는 노래도 듣고 있으니 걸어가는 길이 편안하고 행복했다.

하루 종일 참 많이도 걸어서 힘들고, 더운 날씨에 몸이 끈적했는데도 그랬다. 오늘은 그래도 에너지가 있는 편이라, 할 일을 한 번에 처리하고 싶어서 퇴근길에 이곳저곳 들르느라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래서인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무려 4번이나 바뀌는 하늘색을 보았다. 하늘색으로 푸르던 하늘이 분홍빛으로, 해가 저물며 주홍빛으로, 마지막은 어둡게 가라앉았다. 한 번에 여러 모습의 하늘을 보다니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피곤에 지쳐서 돌아온 집에서는 맛있는 것도 먹고 푹 쉬었다. 해야 할 공부도 조금은 했으나 너무 부족해서, 열심히 산 하루의 끝에 자책감이 걸려있었다. 집에 있으니 다른 즐거운 유혹이 너무 많아서, 아무래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대로 조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최근 자주 하늘을 올려다보는 건, 이전보다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인 것 같아 안심이 됐다. 앞으로도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처럼 마음이 조급해질 일이 많겠지. 그래도 새로운 길로도 걸어보고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기도 하면서 마음의 여유 한 켠을 잃지 않으려는, 나만의 작은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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