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 원짜리 강의가 바꿔놓은 내 인생의 항로
검단신도시, 분양가 상한제 덕분에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분양가를 부담하고도 내가 가진 돈이 남다보니 마음 한구석에는 채워지지 않는 허기짐이 자라났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충분히 갈 성적이었지만, 4년 장학금 준다는 지방 사립대를 간 격이랄까?
그 허기를 채우기 위해 본격적으로 부동산 공부에 뛰어들었다.
청약 준비를 하면서 평소 즐겨 보던 유튜버가 기초 강의를 개설한다는 소식에 고민 없이 등록 버튼을 눌렀다.
주 1회 2시간, 총 8주 과정에 25만 원. 인생 첫 부동산 수업치고는 과하지 않은 금액이었다.
매주 일요일 오전, 검단에서 문정동 어느 지식산업센터 강의장까지 편도 2시간 거리의 여정이 시작됐다.
왕복 4시간에 강의 시간까지 합치면 반나절이 꼬박 날아가는 일정이었지만,
지하철 안에서 유튜브와 블로그를 탐독하며 지식을 다지는 시간조차 즐거웠다.
내 자산을 스스로 일궈낸다는 고양감이 피로를 압도했다.
강사는 나와 동갑내기인 젊은 부동산 업자였다.
강의 스킬이 화려하진 않았지만, 부린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학교 공부나 직무 교육이 아닌, 오로지 '내 돈'을 지키고 키우기 위해 내 돈을 내고 듣는 첫 수업.
그 곳에서 나는 평생 잊지 못할 두 가지 문장을 만났다.
첫째, 부동산의 근간은 결국 '땅'이다.
둘째, 전세는 집주인에게 내 돈으로 무이자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임대인은 금리나 세금이 오르면 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특히 두 번째 문장을 들었을 때, 머리를 둔기로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이 엄습했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자본의 원리인데, 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까.
'내가 참 바보같이 살았구나'라는 자책이 밀려왔다.
돌이켜보니 나는 너무나 '순진한 모범생'이었다.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은 성실한 노동자를 양성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열심히 일해서 차곡차곡 저축하며 사는 것이 미덕이라 배웠고, 내 부모 역시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셨다.
책에서 '레버리지'라는 단어를 보긴 했지만, 그것이 내 삶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다.
그날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굳게 다짐했다.
반드시 '임대인'의 위치에 서겠노라고.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시스템의 파도를 타는 법을 배우겠노라고.
당시의 배움은 훗날 내가 '등기'를 칠 때 확고한 기준이 되었다.
땅의 가치를 믿었기에 대지지분이 넓은 재건축 아파트를 선택했고,
자본의 원리를 이해했기에 세를 낀 매물을 공략했다. (지금은 규제로 막힌 투자법)
25만 원이라는 수강료로 내 인생의 기초 값을 바꿔준 그 강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