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RN Mar 14. 2021

나를 원하는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

버티는 게 답은 아닌 세상.

 퇴사에 관해 글을 꾸준히 적다 보니 가끔 답글이 달리고는 한다. 그분들 중 대부분은 보통 현재 회사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퇴사를 검색해서 들어온 경우였다. 나의 글을 읽고 대리만족을 느끼는 분도 계셨고, 퇴사 생각은 있지만 아직 대안을 찾지 못해 버틴다는 분도 계셨다. 그분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농구에서 피벗이라는 동작이 있다. 발 하나를 고정한 채 다른 한 발만 요리조리 움직이는 공격 방법이다. 나는 이 동작을 아주 싫어했다. 피벗은 농구 규칙을 지키기 위해 나를 갈아 넣는 자세라고 생각했다.

피벗 하려면 몸에 힘을 가득 줘야 하고 불편한 자세를 견뎌야 한다. 수비수는 더 격렬하게 다가와서 몸싸움을 한다. 그 버거운 상태에서도 공격수는 무릎에 무리를 주면서 급격한 방향 전환을 통해 그 어려움을 견디고 극복해야 한다.

나는 패스를 좋아한다. 패스하고 나면 나는 그곳을 잠시 벗어날 수 있다. 수비수와 불필요한 싸움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다시 공을 받으면 나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굳이 피벗 해서 몸을 망가뜨릴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달았다. 제자리에서 피벗 하기보다는 패스하고 잠시 여유를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나는 매일 격투기 시합장 같은 세상에 살아왔다. 격투기 시합을 할 때 우리는 가진 힘을 모두 쏟아 상대가 쓰러지길 기대하며 타격한다. 그런 타격 후에 나와 상대는 아드레날린 효과로 그 순간에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시합이 끝나면 둘 모두 몇 주간 앓아누워야 한다.

나는 그런 싸움의 세상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 상대를 쓰러지게 하는 데 힘을 쏟는 세상보다는 힘을 쏟는 만큼 성과를 얻는 다른 세상에 들어가길 꿈꾸고 있다. 예를 들면, 양궁이나 사격, 스피드스케이팅 등과 같이 외부 영향이 적은 종목들처럼 말이다.

나는 카페에서 쉬는 시간이나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마다 이렇게 글을 적고 있다. 글이 하나씩 쌓일 때마다 그 어느 성과보다 뿌듯하다. 이 세상은 싸움도 없고 자유롭다. 경제적인 효과는 없지만 내 생각을 정리해주고 감정적으로 힘든 사람에게 위로를 준다는 생각에 마음적으로 풍요로움을 얻는 것 같다.



 만약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 공간에 있다면, 자리에 멈춰서 피벗을 하기보다는 새로운 기회를 찾으며  그곳에서 벗어나기를 추천한다. 세상에는 아주 많은 기회가 있다. 굳이 나를 힘들게 하는 세상에 목숨 걸지 말자. 나를 알아주고, 나를 더 발전하고, 나를 더 편하게 하는 세상을 찾아 떠나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