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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해한 사람

역시나 결론은 그냥 미워하자

by 또피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하겠지만 회사 생활을 할 때 나를 힘들 게 하는 것은 일이 아닌 사람이다. 일은 하다 보면 끝이 있고 발전을 하며 성과와 성취감이라는 달콤한 맛을 보게 해 주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다. 부딪힐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고 보기 싫어도 하루종일 소통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나날이 부정적 감정이 자라난다. 이래서 사람을 미워하면 본인만 손해라고 하지만 그 한계를 넘어설 때가 있다.

동기들이 우리 팀을 부러워하곤 한다. 업무 특성상 자유로운 분위기와 비교적 수평적인 환경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딜 가나 빌런은 있다. 우리 팀에도 나에게 불쾌감을 안겨주는 빌런이 존재한다. 감정이 쉽게 바뀌는 변덕 있는 성격 덕분인지 원래는 누군가를 꾸준히 미워하는 성격은 아니다. 금방 까먹기도 하고. 하지만 회사에서 매일 부딪혀야만 하는 이 사람은 나에게 감정을 까먹을 시간을 도대체 주지를 않는다.

좋은 사람이긴 하다. 일적으로도 꽤 잘 해내는, 팀장님의 사랑을 듬뿍 받는 팀원이며, 업무지시도 잘 내리고 옆에서 배울 점도 많은 사람이다. 실제로 이 분을 보며 일에 대한 좋은 습관과 지식을 배우기도 했다. 그리고 아플 때면 기프티콘을 보내주는 센스도 갖춘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말 치명적인 단점 하나가 그 사람의 장점들을 아주 깨끗하게 지워버렸다. 그건 바로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는 말솜씨, 말의 품격이 없다는 것이다.

같은 본질의 말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걸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는 무한하다. 그래서 나는 ‘말포장지’를 굉장히 신중하게 고르는 편이고 이는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등의 속담들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말을 예쁘게 하는 것을 성격이라고 그렇지 못한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그건 능력임과 동시에 배려다. 우리가 머리가 비상하지 않다고 공부를 포기하지 않는 것처럼 말의 능력이 없다고 이를 포기해서는 안되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대화를 하는 상대방을 위한 것임과 동시의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법이다.

그 사람의 가볍게 던진 불쾌한 언어들이 나를 찌를 때마다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 좋은 점만 보려고 마인드컨트롤을 하려고 해도 언어가 주는 관계의 방해는 생각보다 강력하다. 그래도 덕.분.에. 다시 한번 배운 인생의 진리. 말의 품격은 정말 중요하다는 것. 내가 싫어하는 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어떤 경험이든 배울 것은 있는 법, 나는 다른 사람에게 말로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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