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낭만가
하루를 남들보다 길게 쓰는 법은 잠을 줄이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나는 잠이 별로 없다. 예전에는 출근하는 평일에도 새벽 2시에 자고 아침 8시에 일어나며, 단 6시간을 자고도 개운하다고 느끼는 축복받은 유전자였다. 비록 지금은 깜깜한 12시만 되면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체력저하가 일어났지만 아침잠은 여전히 없는 편이다.
아침형 인간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부러워하지만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다. 평일의 피로를 몽땅 날려버리고 게으른 늦잠으로 보상을 받고 싶은 주말에도 아침 8시만 되면 반사적으로 눈이 떠질 때 왠지 모를 억울함이 밀려온다. 야근을 한 다음 날 오후 출근을 할 때, 평소와 같은 시간에 눈이 떠지면 차라리 푹 자고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잠만보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짜증과 함께 몰려온다. 아무리 늦게 자도 아침 10시 이후로 일어나는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이니…
이런 나의 생체리듬 덕분에?때문에? 강제 아침형인간이 되었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부지런쟁이로 통하게 되었다. 나의 주말은 남들 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해 환기를 시키고 집안일을 하고 운동도 가고 책도 읽고 맛있는 밥을 해 먹으며 시작된다. 바쁜 평일에는 즐길 여유조차 없는 사소한 것들을 주말 아침에 해결하며 나름의 낭만을 즐기는 것이 나의 힐링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쉬는 날이면 10시간 넘게 잠을 몰아서 자는 친구들을 보며 부럽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다. 그렇게 푹 자게 되면 에너지를 더 많이 축적시킬 수 있고 피로를 싹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암막커튼을 치고 억지로 양을 세며 잠을 더 자보려고 발악을 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미련했던 그 시도들은 당연히 실패로 끝났고 이제는 그냥 받아들이게 되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먹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돈 주고도 못 사는 시간이 나에게는 남들보다 더 주어진 것이기에! 금요일 밤이 되면 혼자만의 여유로운 주말 아침을 보낼 생각에 들뜨기도 하고 부지런히 보낸 주말 아침에 뿌듯한 기분도 좋다. 가을에 가까워진 요즘 같이 선선한 아침은 나와 같은 ‘아침낭만가’에게 여유를 즐길 최고의 시기이기도 하다. 평일 내내 연쇄회의, 야근에 시달렸으니 내일은 정말 환상적이게 여유로운 낭만을 만끽하며 아침을 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