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by 어쩌다보니


닭을 죽였다. 죽여야 했다. 진작 죽었어야 할 몸으로 발버둥 치는 바람에 할퀴어질까 조심하면서. 손에 베인 누린내에 손을 열 번은 씻었다.


할머니와의 영원한 이별에 할머니 친구분은 쿰쿰한 홍어를 사다 올렸다. 집어먹을 손도 입도 이제는 없는 데. 혼자 몇 점 겨우 드시다 목에 걸린 원망에 목이 맥혀 술로 겨우 삼겼다.


장례식장 건립 결사반대 플래카드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명백하다 못해 날카로워 때로 아프기 때문일까. 언제 올지 모르지만 언젠가 한 번은 맞아야 할, 숨김없는 모든 아름다움의 시작은 헤어짐이라는 불청객의 얼굴을 가졌다.


그래서 냉장고에는 살덩이만 있다. 얼굴과 피를, 본래의 형체와 온기를 박탈당한 텅 빈 물건이 있다. 그것은 그였다. 그는 그것이 됐다. 누군가는 누린내에 손을 박박 씻었겠지. 이제 불청객은 문 앞에 멀뚱히 서 있다. 그의 발버둥을 목격하면 우선 멈춰야 할 테니 모두 눈을 가렸다.


새가 날지 못하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투명유리에 머리가 깨진 모양이다. 엄마는 아이의 눈을 가렸다. 새의 눈을 본다. 언제나 같은 표정의, 표정이랄 게 없는 새 특유의 눈. 무얼 하려는지 도저히 알 수 없던 그 눈이 이제는 또렷한 목소리로 말한다.









매거진의 이전글늦가을의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