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어쩌다보니

가로등이 깜빡인다.

이내 사그라들어 밤하늘에 녹아들다

다시금 번쩍이며 공간을 오려낸다.

나 여기 있다.

나 여기 있다.

아직, 여전히 따위의 부사를 덧붙이기에는

긴급하다는 듯이.

안간힘으로 뻐끔거린다.


나 여기 있다.

나 여기 있다.

약해진 불빛을 한참 바라보다

팔이 닿지 않아 어쩐지 침울하다.

해줄 말이 혀 위를 구르다

측은해 뒤엉켜 붙어 버렸다.


너도 알겠지.

그래, 너도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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