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꺾어온 꽃은 시들었고
눈송이는 녹았고
잡아온 새도
빛나는 순간을 담은 사진도
시름시름 앓다
죽다
내 손이
추한 손길이 그들을 더럽혔나
아무리 손을 닦아도 소용이 없다
갖고 싶은데
허공을 쥐듯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대해
그 숭고함에 대해 생각해 본다
천국에 대해서도
열망하는 것을 동시에 체념하는 것
사랑이 커서 사랑을 이룰 나를 버리는 것
실존할 수 없는 곳
성전 깊숙한 곳
불붙은 한그루 나무가 푸르렀다
숭고히
오늘도 꽃을 꺾었다
물병에 담긴 세속적인 꽃
그 꽃을 이뻐하는 세속적인 손
세속적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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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신을 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