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식으로 길거리에서 마주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내 초라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내가 먼저 너를 발견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너는 정말 더 좋아 보였기에 '좋아 보이네'라는 말을 진심을 담아 건네었는데 '너도'라는 네 대답은 내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다. 너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오히려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우린 스쳐지나 각자의 방향으로 걸었지만 나는 네가 걸어온 그 방향으로 걸어가서인지 네 생각이 머릿속에서 한동안 떠나질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