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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 Jan 07. 2022

Vancouver, Canada

비싼 게 아름다운 것이 자본주의?

지금까지 캐나다를 몇 번 방문해 봤는데 (많은 곳을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밴쿠버에 살 수 있다면 아마도 지금 생활을 정리해 볼 수 있지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밴쿠버는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일단 내가 방문한 기간 동안 날씨가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자연과 빌딩 숲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도시의 모습도 매력적이었다.

카페 창가에 앉아 구경한 거리의 사람들 모습도 대도시답지 않은 여유로움과 공손함을 가지고 있었다. 바닷가 근처 공원을 산책하다가 럭셔리한 풍경에 괜히 근처의 사는 주민 인양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보기도 했다.


Vancouver, Canada © 2017 Nathan Park

  

Vancouver, Canada © 2017 Nathan Park


캐나다에 아시아계 이민자가 많은 건 알았지만 정말 너무도 많아서 놀랐고 또 거리에서 자연스럽게 다른 이민자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정당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아서 한편 부러웠다. 차이나 타운에서 탄 버스에서는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 분 빼고는 모두 동아시아인 (아마 나 빼고는 모두 중국인이었을 것임)이었어서 약간의 문화 충격까지 경험했다. 내가 대만에 와있는지 캐나다에 와있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밴쿠버를 떠나기 전 마지막 식사를 우연히 들리게 된 일본 라멘 식당에서 하게 되었는데 일본에서 먹은 라멘과 비교해서도 맛이 전혀 뒤떨어지지 않았고 일본의 어설픈 라멘 전문점보다 훨씬 나은 맛이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사실 라멘 맛으로 충격을 받을 정도로 맛에 집착이 강하지는 않고 캐나다 달러를 모두 사용했는데 신용카드를 받지 않아 큰 충격을 받았다... 설마 맛집이라서???)

 

Vancouver, Canada © 2017 Nathan Park


'한국인으로서 살기에 이보다 더 좋은 도시가 있을까?'라는 인상을 남겨 준 밴쿠버였다. 그리고 이후에 이 도시에 대한 나의 인상을 밴쿠버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는 지인들과 나누었는데 그들의 대답은 내 예상과는 많이 다른 것이었다. 내가 방문한 기간이 밴쿠버 날씨가 유일하게 좋은 7 - 8월 사이었으며 내가 살고 싶어 한 그 동네는 어마 무시한 시세를 자랑하는 곳이라 웬만한 사람은 (나 같은 사람이란 뜻이었겠지...) 꿈조차 못 꿀 곳이란 거였다. 어쩐지 너무나 좋더라니...


Vancouver, Canada © 2017 Nathan Park


내가 본 한 단편만으로 누군가에게 밴쿠버란 도시는 이런 곳이야 라고 말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의 경험으로 밴쿠버가 어떤 도시라고 설득되고 싶지도 않다. 그저 내가 보고 싶고 느끼고 싶은 것만 남겨진 내 기억 속에서는 밴쿠버는 내가 방문해 본 많다면 많은 도시들 가운데서 가장 이상적인 도시의 이미지로 아직까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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