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사랑은
꽃잎 속에 잠든 봄의 숨결
햇살 한 조각이 속삭이는 투명한 꿈이었다
그대가 다가오던 날
세상은 바람의 숨결로 빛을 갈아입고
그대의 눈빛이 내 마음을 적시자
잔잔한 물결 속에 피어난 봄의 한 송이가 되었다
현실의 무게는
유리처럼 맑은 소녀의 발끝을 흔들고
그 가녀린 마음은 꽃길 위에 누워
하늘을 닮은 체념을 배운다
바람은 웃음으로 어깨를 스치고
그 미세한 떨림 속에서
나는 이름 모를 사명을 품는다
빛을 나누는 일, 혹은 잊히는 일
아직도 사랑을 믿는다. 그건 어쩌면
사라진 한 시절의 눈부신 잔향일지도
비워낸 자리마다 피어나는 허허로운 아름다움이리라
꽃을 그리다 향기가 번지고
하늘을 그리다 그 달콤함이란 허상에 젖어
한순간 모든 피로가
눈부신 무화(無化)가 되어 흩어진다
사랑이란, 스스로를 태워 피워내는 봄의 혼이라
잊혀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하나의 꿈으로 남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