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창문을 두드리고
나는 여전히 같은 컵에
같은 커피를 따른다
하지만
어젯밤의 문장은
아직도 식지 않아
입술 끝에 맴돈다
우린, 돌아갈 수 있을까
대답하지 못한 나는
이미 알고 있었던 걸까
서로의 계절이
어긋나고 있었다는 걸
너의 손이 내 손을 잡던 순간
따뜻했지만
이상하게도
붙잡히지 않는 온기였다
나는 말했다
나를 찾고 싶다고
그 말은
너를 놓겠다는 뜻이 아니라
흩어진 나를 주워 담겠다는
조용한 결심이었다
부드러운 조명 아래
내 그림자는 하나였고
문을 닫자
세상은 너무 크게 울렸다
사진 속 우리는
여전히 웃고 있는데
그 미소는 이제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 되었다
그래서 기억을 흐르게 두었다
아침마다 숨을 고르고
낯선 길목에서
나의 이름을 다시 부른다
이별은 끝이 아니라
나에게 돌아오는
길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덜 아프고
조금 더 나답게
나는 나를 향해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