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을 다녀와서
드로잉 왕초보 성장일기
지난주 이건희 컬렉션(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관람료는 5천 원에 불과하지만, 입장표 구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어렵사리 구한 입장표를 보물이라도 되는 양 챙기고 두 눈을 반짝이며 둘러봤습니다. 많은 작품이 있었지만 내 눈에 들어오는 몇 점을 챙겨 올려봅니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드로잉을 배우기 전까지는 감상자의 눈으로만 그림을 봤습니다. 그런데 그림을 배우고 난 후, 지금은 화가의 입장에서도 그림을 보게 되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1. 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이 그림을 그렸을까?
2. 바라보는 View Point는 어디일까?
3. 무엇을 중심으로 그렸을까?
4. 작업 시간은 얼마나 걸렸을까?
5. 그린 그림을 작가는 어떻게 처리했을까?
자기만족으로 소장했을까? 선물용으로 누구에게 줬을까? 돈이 궁해 팔았을까?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을까? 등입니다.
이번 관람의 목적은 옛 고수들에게 한 수 배우는 것입니다. 이중섭의 <황소>는 늘 나에게 영감을 줍니다.
화난 듯, 생각하는 듯, 뭔가 말하려는 듯... 황소의 입과 눈에서 흘러나오는 언어를 떨칠 수가 없어 한참이나 그림 앞에 서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나도 흉내 내고 싶어 비슷한 이미지를 찾아봤으나, 마땅한 게 없어 그냥 단순하게 그려봤습니다. 순하게 생긴 소입니다.
<그림#150= 최송목>그림은 생각의 시각화입니다. 그래서 그림은 철학입니다. 3차원 입체를 2차원의 점과 선으로 치환하는 작업이지요. 여기서 차원을 낮춘다고 차원이 낮아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차원을 마음대로 바꾼다는 것은 차원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뜻도 되기 때문입니다.
전시장을 나오려는데 '생각을 전달하는 지혜'가 나의 소매를 끌어당겼습니다.
우리들의 매일은 순간의 그림을 축적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우리는 매일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게 아닐까. 우리 모두는 태생적 화가라는 생각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