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프레임 두 가지
실패의 재발견
우리는 스스로 상황을 만들어 가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주어진 상황으로 살아가기도 한다.
망하고 난 뒤 어느 날 나는 문득 나를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프레임(구조물) 두 가지가 나를 에워싸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것은 그동안 보이지는 않았지만, 내가 살아오는 동안 보이지 않는 손으로 나를 옥죄었고 그런 상황으로 나를 몰아가는 동력이 된 구조물이다.
범생이 프레임
우리는 자라면서 ‘공부 열심히 해라’, ‘성실히 살아라’, ‘돈 벌어라’ 그래서 ‘꼭 성공해라’ 등으로 가르침을 받아 왔다. 우리는 그렇게 교육받아왔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열심히 실천했다. 윷놀이에서 ‘윷‘ 또는 ‘모’를 향해 달리는 구조와 틀 속에서 서로 치열하게 경쟁했다.
나도 그래서 성공했고 아이로니컬 하게도 그래서 망했다. 열심 때문에 성공했지만 열심 다음을 보지 못했다. 성공 그다음 스텝을 교육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도”(Small/bit)가 되지 않기 위해 “모”(Big/Giant)를 향해 달린다. ‘도’는 안 좋은 것이고 ‘모’는 좋은 것이라는 이분법 구조를 체득해 왔다. 우리들 대부분은 모범생으로 가스 라이팅 되어 엉겁결에 같은 목표, 같은 성공을 꿈꾸는 기계식 판박이 벽돌로 제작되었다. 나도 모르게 그런 공장으로 들어온 것이다.
가스 라이팅(Gas-lighting)이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로, <가스등(Gas Light)>(1938)이란 연극에서 유래한 용어이다. 이런 범생이 가스 라이팅이 사회 전반에 광범하게 깔려있어 어느 개인이 빠져나오기에는 버거운 구조가 된 것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가스 라이팅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위인, 영웅 ‘따라 하기’ 구조다. 각자의 영웅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의 같은 영웅과 같은 위인, 같은 목표다. 온 국민이 모두 보편적으로는 이순신, 세종대왕 등을 꼽는다. 현실적으로는 국회의원, 장관, 대통령 등 같은 사람이 성공 모델이다 보니 서로 경쟁하는 경쟁구도를 벗어날 수 없다. 그 속에서 나는 성공을 위해 달리는 ‘눈 가린 경주마’였다. 들리는 건 오직 채찍 소리와 승리를 외치는 주변의 함성뿐이었다. 그 함성은 ‘모. 모. 모...’를 외치는 소리다.
성공 검법 편향 구조
지금 시중 서점의 자기 계발서 거의 대부분은 ‘성공 잘하는 법’에 관한 것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성공의 화려함, 정상의 달콤함밖에 기억하지 못한다. 우리는 평소 성공이라는 무지개에 대하여 그렇게 ‘가스 라이팅‘되어 살아왔기에 그런 분위기를 당연시한다. 그것은 그 책 저자들의 일방적 잘못이 아니다. 세상 분위기가 그렇게 몰아가고 있는 탓이다.
검법으로 말하면 창, 칼 잘 쓰는 법, 내지르는 법을 주로 배워가는 성공 검법 구조다. 이곳에서는 상대의 칼에 대한 방어법 즉, 방패 잘 다루는 법을 가르쳐주는 곳은 없다. 넘어졌을 때, 다치지 않고 잘 넘어지는 낙법을 가르쳐 준다거나, 상대에게 포획되거나 함정에 빠졌을 때 탈출하는 법을 따로 교육해 주는 곳도 없다. 만약, 그런 경우에 처한다면 죽거나, 알아서 각자도생 살아남는 구조다. 방패술, 낙법, 탈출법을 전수받지 못한 자들이 언젠가는 도태되는 구조속에 우리는 멋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과거 내가 그랬고 우리 주변 대부분은 그 희생자들이다.
이미지 =통로 이미지
지금 내 앞에 놓인 당면 숙제는 이 프레임을 무사히 벗어나 탈출하는 것이다. 하지만, 왠지 자신이 없다. 그동안 너무 길들여져 익숙해진 탓인지 타고난 DNA 때문이지 잘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