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책쓰기는 다르다

사장의 책 쓰기

by 최송목

글쓰기와 책 쓰기는 다르다. 글쓰기는 ‘Writing’, 책 쓰기는 ‘Making’이다. 글은 생각을 문장으로 정리하고 단락을 만들어 하나의 꼭지가 구성하고 이 꼭지들을 하나의 주제로 연결하여 만든 묶음이 책이다.


분명 책은 ‘Writing’의 묶음인데 왜 새삼 ‘Making’이라는 말을 등장시키는가? 결과는 같은데 그냥 책 쓴다고 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리고 ‘책을 쓴다’고 하던 ‘책을 만든다’고 하던, 어느 쪽이든 무슨 상관일까? ‘Writing’이라는 말은 납득이 가지만 'Making’이라고 하는 부분은 얼른 와닿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통상 ‘책을 쓴다’라고 말하지,‘책을 만든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저자’라고 하면, 자기가 쓴 글을 모아서 자기가 직접 책을 만들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100% 남의 글만을 모아서 짜깁기로 책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때 전자는 ‘Writing’, 후자는 ‘Making’이 되는 것이다.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레고나 완구 조립과정과 비슷하다. 우리는 각각의 완구 부품을 만들지는 못해도 만들어진 부품으로 전체 조립은 잘할 수 있다. 완구조립과 글 조립(책 만들기)의 다른 점이 있다면 책은 부품인 각 꼭지와 세부 문장 한 줄 한 줄을 작가가 직접 작성하는 것이다. 완구부품은 소비자가 직접 만들 수 없지만, 책의 부품(글, 문장)은 직접 만들 수 있고 이때 우리는 그를 명실상부한 ‘작가’라 부른다.


그런데 작가 중 많은 경우 순수 자기 글로 다 채우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글을 가져와 일부를 메꾸기도 한다. 극단적으로 100% 전부 남의 글로 한 권의 책을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우리는 그를 저자(글쓴이)라 부르지 않는다. 편집자(편저자)라 부른다. 이미 존재하는 속담, 명언 등을 묶어 책으로 발간하는 경우다. 물론 이 경우도 우리는 책이라 부른다.


정리하면, 직접 자기가 대부분의 글을 쓴 책이라면 ‘쓴다’는 의미에 가깝고, 타인의 글을 단순 짜깁기의 조립이라면 ‘만든다’는 의미에 가깝다. 이때 글쓰기‘Writing’은 창작이지만, 책 만들기‘Making’은 하나의 기능이고 기술이다. 그러므로 작가는 책을 쓸 때나 글을 쓸 때는 자기가 ‘Writing’하고 있는 건지 ‘Making’하고 있는 건지를 항상 고민하고 선택해야 한다. 글을 쓰는 작가인지 책을 만드는 기능인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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