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삽화, 사진, 일러스트를 넣을까 말까?

사장의 책 쓰기

by 최송목

나는 그림을 좋아한다. 그림이 있는 글도 좋아한다.

그래서 처음 글을 쓰고 첫 번째 책을 낼 때 출판사 사장에게 부탁했다.

“제 책에 사진이나 그림 좀 넣어 주시면 안 될까요?”

“이 책에는 필요 없을 텐데...” 출판사 사장이 다소 어리둥절해하며 “네... 생각해 보겠습니다”라는 말로 넘어갔다.

그때까지는 그게 완곡한 거절이라는 걸 알아듣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나의 ‘생각 없는’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자기 계발서인 내 책은 비싼 이미지를 쓸 필요가 없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왜 그래야 하는지 차츰 알게 되었다.


책에 삽화, 그림, 사진, 일러스트를 넣을까 말까?

먼저, 그렇게 해야 할 책이 있고, 그러지 말아야 할 책이 있다. 그림을 넣어야 돋보이는 책이 있고 그림을 넣지 않는 게 나을 경우가 있다. 철학, 이론 등 생각 중심의 책이라면 굳이 그림이나 삽화로 글의 흐름을 끊을 필요는 없다. 책을 읽으면서 해야 하는 되새김과 묵상을 방해할 수도 있고, 책의 내용과 이미지가 저자의 의도와 일치시키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또 복수의 이미지가 필요할 때도 있을 것이다. 이때 이미지는 작가 의도의 본질을 왜곡시킬 수 있다.


두 번째는 반드시 이미지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동화나 수필, 시의 경우 작가의 상상이나 독자의 영감을 불러일으키거나 보조역할을 위해 이미지가 필요한 경우다. 특히 전시회 도록이나 그림책 등은 이미지가 꼭 필요한 책이다.


세 번째는 비용측면이다. 삽화, 그림, 사진, 일러스트도 출판사 시각으로 보면 일종의 비용이다. 본인이 직접 찍거나 그린 작품이라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비용지출이 만만치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많은 작가들이 본인이 직접 그린다.


나도 그래서 지금 드로잉을 하고 있다. 비용을 아끼는 현실적 필요도 있지만, 글의 의도를 충분히 반영한 그림이라면 그 글에 좀 더 힘이 실리지 않을까 싶어서다. 글과 그림이 같은 작가라면 좀 더 멋스럽고 무게감도 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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