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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송목 Oct 10. 2021

난 너를 좋아하는 생명체야

개시17

나는 너의 소유물

잃어도 물건

찾아도 물건

죽어도 물건


미워해도

때려도

아무도 뭐라 말 못 해

물건이니까

내가 네 따라다니고

네에게 꼬리 흔드는 건

순전히 네가 좋아서 그러는 거야

네가 주인이라 그러는 게 아니야

사료 준다고 그러는 게 아니야


넌 모를 거야 내가 네를 좋아하는 이 감정

개 감정과 사람 감정 다르지 않아

먹는 거 입는 거 달라도

생각하고 느끼는 감정은 같아

난 털이 있으니 너보다 더 따뜻해


난 너를 좋아하는 생명체야

사료 준다고 갑질 하려 하지 마

주인이라고 내 사랑 맘대로 휘저으려 하지 마  

먹고 자는 곳 서로 달라도 뛰는 심장은 같아

내 털 속엔 더 뜨거운 마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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