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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송목 Aug 17. 2023

36. 문장을 늘여 설득력을 높이는 법

사장의 책 쓰기

문장이 짧거나 뭔가 살을 붙이고 싶을 경우 흔히 쓰는 방법이다. 단어의 어원(국어. 한자. 고사성어, 영어. 라틴어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으면 된다. 단어 어원에는 의외로 많은 뜻이 들어있다. 일반 사람들은 그런 숨겨진 깊은 뜻을 잘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간단 상식으로 글에 양념같이 넣어주면 좋아한다. 예컨대, 음악이야기를 할 때 ‘뉴욕 필하모니’, ‘베를린 필하모니’...이라고 나오면 덧붙여 “필하모니(philharmony)는 그리스어의 'philein(사랑하다)'과 'harmonia(조화)'의 합성어로 원래 '음악을 사랑하는 모임'을 의미했고 이들 회원들이 운영하는 오케스트라가 ‘OO필하모니 오케스트라’로 부르게 되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다. 필자가 썼던 글 늘이기 사례를 소개한다. 


<사례 1>

최근 우리 주위엔 창의, 융합, 통섭과 같은 시대의 키워드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창의는 개인적인 덕목이고, 융합은 조직관계의 덕목이다. 먼저, 창(創)이란 글자는 자신의 창고(倉)에 갖고 있는 것을 제공한다(刀)는 뜻이 있다.  융합은 서로 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구별 없이 하나로 합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융(融)'이란 글자는 원래 곡식을 찌는 세발솥을 뜻하는 글자인 鬲(력)과 蟲(충)의 생략형인 훼(虫)가 합하여 이루어진 글자로서, 물건을 삶아 김이 빠지다는 뜻이다. ‘통섭’은 ‘서로 다른 것을 큰 줄기로 묶어서 [統] 새로운 것을 잡는다 [攝]’라는 의미로, 어원상 ‘함께 도약하기(consilience, jumping together)’를 뜻한다. 수많은 지식과 행위들이 양팔을 벌려 손을 잡고 함께 도약하면 다양한 유형의 지식과 행위들 간의 결합으로 학제 간, 복합, 융합, 통합 등의 방식이 나타날 수 있다. 섭[攝]이라는 글자에는 귀(耳)가 세 개 붙어 있다. 자기 자신과 외부, 타인의 목소리를 고루 들으며 소통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 《사장의 품격》중에서, 최송목, 2019, 유노북스


<사례 2>

요즈음 뉴스에 부쩍 많이 나오는 말이 ‘불찰이라는 단어다. 불찰(不察)은 국어사전에 의하면, ‘조심해서 잘 살피지 아니한 탓으로 생긴 잘못’이다. 우리가 뭘 본다고 할 때 쓰는 한자에는 찰(察), 시(視), 시(示) 관(觀), 람(覽), 견(見) 등이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찰(察)’이다. 찰(察)은 그 어원이 제사를 지내기에 앞서 빠진 것이 없는지 두루 살펴본다는 의미다. 영어로는 investigate. notice 쯤으로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 《경제포커스》 칼럼‘불찰(不察)’중에서, 2022.02.24일 자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가면 저자가 상당히 유식해 보이지만, 실은 이런 내용은 네이버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다만, 여러 군데를 조회하여 신뢰성을 확보하고 그대로 인용하기보다는 독자들이 알아보기 쉽게 설명하고 출처를 명기하여 저작권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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