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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송목 Oct 14. 2021

'실패'라는 단어

관심있는 단어 36

세상은 검법만 난무하고 있다.

검 잘 휘두르는 법, 칼 잘 쓰는 법, 내지르는 법이다.

성공하는 방법과 성공의 달콤함, 성공의 높고 화려함만을 보여주고 강조하고 있다.

온 세상이 성공하는 법 가르치는 학원이고 오징어 게임장 같은 분위기다.  

사실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없으면 사람 취급 못 받는다. 아무리 도덕군자이고 선하다 해도 돈 없으면  무능력자로 취급받는다. 반대로 아무리 머리에 든 게 없어도 돈 만 있으면 귀하게 대접받는다.

돈의 양이 성공이고 돈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세상이 되었다.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걸 어렴풋이나마 감지하고 있음에도 어쩌지 못하고 이 커다란 욕망의 배에서 내리지 못하고 함께하고 있다.


그런데 이 단순한 경쟁구도 레이스에서 실패하거나 낙오하면 바로 시궁창이다. 누군가 손을 뻗어 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그냥 주저앉고 만다. 칼 잘 쓰는 법만 배우고 익히다 보니 칼 휘두르는 것 이외에는 잘 모른다. 칼 피하는 법, 방패를 사용해서 칼을 막고 방어하는 법을 모른다.  방패 잘 다루는 방법이 필요한 이유다.


과거 중세 병사들의 주요 장비 중 하나가 칼과 방패였다. 가문의 상징인 문양이나 휘장에도 칼과 방패가 주로 쓰였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인생에서도 실패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 실패했을 때 잘 빠져나오는 법, 잘 지나가는 법, 실패를 이기는 법 등이다.

그런데, 이걸 대놓고 가르쳐주는 데가 별로 없다. 실패를 금기시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실패라는 단어는 과연 쓸모없는 단어인가? 사전에 없는 단어인가? 국어사전에서 '실패'를 검색해보니 '일을 잘못하여 뜻한 대로 되지 아니하거나 그르침'이라 설명하고 있다. '실패'도 성공 못지않게 성공 저 건너편의 중요한 하나의 영역이다. 탐구할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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