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뒷모습, 숲 덤불, 그림자, 길
드로잉 왕초보 성장일기
모델 사진 이미지그동안 못난이, 미숙한 그림만 보여드린 것 같아 오늘은 독자 여러분들에게 이번에는 좀 더 잘 그려진, 다소 진전된 솜씨로 그동안의 모자람을 만회해 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선생님께 눈, 코가 선명하게 부각된 사진들을 보여드리다가 지나가는 말로 이 사진을 슬쩍 보이면서 "이런 거도 있어요"라며 다음 시간이나 그릴 요량으로 대수롭지 않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을 보자마자
선생님은 기다렸다는 듯이 "오! 이거 괜찮네요, 지금 까지랑 완전 다른 느낌이니 이거 한 번 그려보시지 않을래요?"
내키지 않았습니다
저렇게 조그마한 강아지를 그리다니, 그것도 뒷모습이라니. 눈, 코, 입도 없습니다. 오늘따라 강하게 밀어붙이시니 어쩔 수 없네요. 정말 원치 않는 선택입니다.
광활(?)하게 펼쳐진 도로 위에 조그마한 점처럼 아장아장 가고 있는데, 형체조차 불분명하네요. 솔직히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선생님이 하라는데요.
해보는 겁니다. 지금까지 잘해왔으니까 잘되겠지요. 파이팅입니다 아자아자!!!
흑백으로 전환 이미지강아지 뒷모습 드로잉
1. 먼저 형체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칼라 이미지를 흑백 이미지로 변환했습니다.
2. 그리고 도로 양쪽의 풀 숲은 나중에 표현하기로 미루고,
3. 저 멀리 있는 산이나 건물 등은 제외하고 오직 '작지만' 강아지 뒷모습에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참 난감하네요.
너무 작아요, 형체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엄지손 길이에 폭은 그보다 작아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사진 부분 확대부분 확대
그래 맞아요 바로 그겁니다!!
확대해서 보는 거죠.
확대해서 보니
안보이던 그림자도 어렴풋이 보였습니다.
궁하면 통한다더니
역시 사람이 못 할 일은 없는가 봅니다.
눈, 코, 입 그리는 건 그래도 형태라도 있으니 베끼기라도 하는데, 뒷모습이고 너무 작으니 도무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확대 이미지를 보면서 그리니 미세하게 표현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11화 드로잉 확대한 뒷모습 두 시간이나 걸렸어요
이 작은 엄지 손가락만 한 강아지 뒷모습 그리는데 거의 2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상하 몸통 길이 조정에 실패하긴 했지만, 그래도 얼추 뒷모습의 형태는 갖추었네요.
선생님께서는 또 잘했다고 칭찬에 칭찬을 거듭하십니다. 내 속마음으로는 "아냐 선생님이 괜히 북돋아 주시려고 그러는 거야. 저번 첫 그림도 그랬잖아. 내가 봐도 유치한데, 선생님 눈엔 얼마나 유치하게 보이겠어. 그냥 참아주신 거야"
그러면서도 그 가짜 칭찬에 나는 또 힘을 얻었습니다. 칭찬은 나이가 충분히 들어도 중독성이 가시질 않는 평생 꿀맛인가 봅니다.
그림자, 길 양옆 풀, 숲 드로잉
이번에는 미완성된 강아지 그림자와 길 양옆 풀숲의 완성 과정을 같이 따라가 보시겠습니다. 이 그림은 보기에는 간단해 보여도 막상 그리기에는 만만찮았습니다.
문제점 세 가지
여기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세 가지 정도 있었는데요.
첫째, 길 양쪽으로 우거진 숲과 덤불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둘째, 그림자를 어떻게 그려 넣을 것인가?
셋째, 길의 원근 명암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기본 명암 깔아주기
이 세 가지를 손대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선행 작업은 기본적인 명암을 깔아주는 일이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밝은 부분은 칠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사물이 있으면 무조건 칠하고 봐야겠어요. 선생님이 그렇게 하라고 하시네요. 엷고 짙은 명암의 차이는 있지만 무조건 색은 입히는 거지요. 처음에는 수긍이 가지 않았지만, 그리다 보니 느낌이 왔습니다.
"보이는 건 모두 빛보다 진하다" 요런 진리를 깨달았지요. ㅎ ㅎ 제가 지어낸 명언입니다.
덤불 명암을 깔아줄 때 포인트는 '결'을 살려야 한다는 겁니다. 예컨대, 갈대는 직선으로 그어주는 겁니다. 저는 아직 왕초보라 경험이 없어 직선과 원정도만 그려봤는데 나뭇잎 종류나 숲의 특징적인 느낌이 살아나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네요.
강조 기법
길 좌우측 덤불을 좀 확대해서 보여드리고 있는데요. 자세히 보시면 표현이 다소 본래 이미지와는 다르지만 그래도 뭔가 덤불의 느낌이 물씬(?) 납니다. 지금은 초보인 제가 표현의 한계가 있어 두 가지 (은행잎, 세모)만 그려봤습니다.
여기서 오늘 배운 새로운 기법이 있습니다.
지우개를 약간 뾰족하게 해서 은행잎이나 세모의 나뭇잎 모양을 낸 다음 그 주위를 살짝 칠해주는 거지요. 그렇게 하니까 밝은 이파리가 확 살아나는 느낌이 드네요. 강조되는 거죠.
왼쪽(붉은 원)은 있는 둥 없는 둥 하지만, 오른쪽은 상단(붉은 원)은 확실히 뭔가 살아 있는 느낌이 납니다. 제가 아직 실력이 어설퍼서 그렇지만, 조금만 더 이 기법을 연습하면 느낌을 잘 살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림자 표현>그림자 표현
다음은 그림자 표현인데요. 처음에는 어렵게 생각했는데 이건 의외로 쉬웠습니다.
일단, 그림자 형태를 잡고 밑 그림자를 그린 다음, 사물 가까울수록 짙게 표현하면 되는군요.
약간 짙다 싶으면 지우개로 '톡톡톡...' 눌러주면 됩니다. 아 중요한 걸 빠트릴 뻔했습니다. 그림자도 결이 중요합니다. 그림자 난 방향으로 그어주라고 하시네요.
길의 명암 표현
마지막으로 길의 명암 표현인데요. 이것도 지우개로 밑그림 칠한 거를 그냥 지워주니 쉽게 해결되었습니다. 좀 아니다 싶으면 '다시 칠해주고 지우고...' 하는 작업을 반복했습니다.
짜잔...^^
이 그림 보시고, 옆에 계신 동료분들이 '강아지가 외롭겠다'라고 말씀하시네요. ㅎㅎ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사실은 아침 산책 중에 제가 뒤따라가면서 찍은 겁니다.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름 자유를 누리고 있습니다.
오늘 이 그림은 표현 기법보다는 '전체'느낌을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덤불이 다소 모델보다 거친 느낌은 들지만 저는 이 그림이 맘에 듭니다. 생각이 깃들어 있는 느낌이 들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