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타 동세, 달리는 강아지

드로잉 왕초보 성장일기

by 최송목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정된 포즈보다 달리는 동작을 그리고 싶은 것이 당연한 욕심일 것입니다. 혹 저만 그런 거 아니겠지요? 다들 묘사가 복잡하니 아마추어로서는 쉽게 엄두가 나지 않아서 그럴 겁니다. 저도 지금까지는 주로 얼굴, 자세 등 정적인 상태를 묘사해왔는데, 이번에는 동세 즉, 동적인 묘사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동세(動勢)'란 약간 생소한 말인데 국어사전에 의하면, '미술 그림이나 조각에서 나타나는 운동감'을 말합니다.


신년 첫날에 호랑이/맹호도를 그린 바 있지만, 민화로 정적인 자세에 그쳤습니다. 동세를 위해서 처음으로 드로잉 유튜브 몇 개를 시청해봤는데, 구도 잡는 법, 몸통의 꺾임, 부위별 구분과 연결, 강조의 완급조절 등 여러 가지를 배웠습니다.


사실 정적인 그림보다는 아무래도 구성에서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만큼 발전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점점 어려운 그림을 점진적으로 그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테지만, 좀 더 도전적으로 어려운 그림을 광폭 도전을 하다 보면, 발전의 속도나 궤적 이탈로 인한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 들었습니다. 퀀텀 점프를 위해서 퀀텀 생각과 도전을 해보는 거지요.


오늘은 치타와 강아지 달리는 모습 두 가지 드로잉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먼저, '치타'는 육상 동물 중 가장 빠른 동물들 중 하나입니다. 평균 시속 113km이고 사육 치타의 제로백(zero百) 공식 기록은 5.95초(11세 암컷 치타 '세라'), 야생 치타는 이보다 빠른 3초로 추정됩니다.

제로백( zero百)은 자동차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을 말하는데, 경차 14초, 중형차 9초, 슈퍼카로 이름난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가 2.9초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속도입니다. 여기에서 또 참고해야 할 사항은 치타가 달리는 공간이 잘 포장된 길이 아니라, 야생의 울퉁불퉁한 들판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할 포인트입니다.

<달리는 치타 #02>

말이 좀 길었습니다. 아무튼, 이 세상에서 제일 빠른 동물을 그렸다는 걸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가장 역동적인 동물의 상징이라는 거지요.


눈빛

목표를 향한 강열한 집념을 강조하기 위해 눈빛은 흰자위를 부각했고, 다리 근육의 연결부를 강조했습니다.

그림자

그림자의 명암을 너무 강하게 주면 (주인공) 치타가 덜 부각되므로 적당히 흐리게 했고, 전체적으로 다이내믹한 느낌을 주기 위하여 한 방향(오른쪽에서 왼쪽으로)으로 선의 흐름(무늬, 그림자, 다리)에 일관성을 주었습니다.

<세피아+레드우드+ 컬러 부스트 필터링하여 재편집>

사진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익히게 된 건데, photopad 툴을 이용하여 세피아, 레드우드, 컬러 부스트 필터링했습니다. 이렇게 하고 보니 전체적인 색감이 아프리카 초원의 느낌이 물씬 나네요. 처음으로 해 본 동세(動勢) 드로잉인데 대체로 만족스럽습니다.


달리는 강아지 드로잉

이번에는 '달리는 강아지'를 그려보겠습니다. 드로잉 모델 사진은 우리 집 강아지'보드리'는 견종이 토이 푸들이라, 작고 실제 촬영하기가 어려워, 하는 수 없이 전문 사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이미지가 아주 다이내믹하고 털도 검은색이라 강렬해서 개성이 확실하지요?

이미지=통로

모델로 선정한 강아지는, '강아지'라는 말이 무색하고 차라리 '개'라고 불러도 무방할 만큼 덩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개'는 뭔가 귀여운 맛이 덜한 단어라 그냥 '강아지'로 부르기로 할게요. 망아지, 송아지 등 'O아지'가 붙으면 뭔가 어리고 귀여운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물 위를 달리는 강아지=SMK#73>

1. 구도

움직이는 동작의 구도는 상하, 좌우, 기울기(각도)가 잘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처음에는 눈, 코, 다리 등의 크기에 신경이 쓰였지만, 상대적인 기울기를 살피다 보니 저절로 해결되는 것 같았습니다.


2. 물방울 표현

이번 그림에서 새로 익히게 된 것이 물방울, 물보라 현상의 표현입니다. 땅 위에서 먼지 일으키는 모양을 조금 응용하여 물방울의 그림자와 파편을 표현해 보았습니다. 물방울 파편은 인터넷에서 '물방울'검색하여 그 모양을 살펴본 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3. 근육

이번 그림 그리는 과정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 유명한 화가들이 왜 '해부학'을 공부했는지 이해를 할 거 같았습니다. 속 근육을 알아야 좀 더 명확하고 힘찬 동작의 디테일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림은 단순한 모방일 뿐만 아니라 동작의 움직임에 따른 근육의 미세한 연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실물보다 더 실물처럼 표현하기 위해서는 몸, 털 속에 내장되어 있는 각종 장기와 근육의 상태를 알고 그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그림 #73을 그리기 전에 다른 동작 그림도 시도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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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강아지 #63, #66, #67>
<달리는 강아지 #68,>
smk160_i3.jpg <달리는 강아지 #160>

그래도 그림 그리는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조금씩 잘되고 있는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물론 프로 작가님들이 눈높이에는 아직 많이 미흡하지만, 어제보다 1mm씩 나아지고 있으니 그 자체가 하나의 기쁨이라 생각합니다. 공자 말씀에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 '라는 말이 문득 와닿네요. 드로잉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느끼는 작은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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