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송목 Oct 10. 2021

개권

개시 7

나는 그들의 노리개로 태어났다.

그래서 불리는 이름도 애완견

요즈음은 차츰 좋아지고 있어

반려견이라네


지들은 인권, 생명권, 온갖 '권()'을 소리치면서  내세우더니

정작 같이 살고 있는 우린 왜 그런 권이 없는 거야

니들이 인권이라면

나는 개권이야


애완견은 노리개라는 뜻

반려견이라고 불러주라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그렇게 불리다 보면

언젠가는 노리개에서 반려로 변하겠지


불리는 이름이 곧 운명이라네

자고로 이름이 좋아야 팔자도 좋은 법

옛사람들 개똥이 끝순이로 불려 팔자 좋은 거 봤는가

내 이름으로 나를 불러줘


개 강아지 이 딴 거 말고

내 이름 ‘보드리‘

그 이름 덕에 팔자 한 번 고쳐보자

팔자

사람 팔자도 8자, 개팔자도 8자 똑같네

작가의 이전글 대나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