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들의 노리개로 태어났다.
그래서 불리는 이름도 애완견
요즈음은 차츰 좋아지고 있어
반려견이라네
지들은 인권, 생명권, 온갖 '권(權)'을 소리치면서 내세우더니
정작 같이 살고 있는 우린 왜 그런 권이 없는 거야
니들이 인권이라면
나는 개권이야
애완견은 노리개라는 뜻
반려견이라고 불러주라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그렇게 불리다 보면
언젠가는 노리개에서 반려로 변하겠지
불리는 이름이 곧 운명이라네
자고로 이름이 좋아야 팔자도 좋은 법
옛사람들 개똥이 끝순이로 불려 팔자 좋은 거 봤는가
내 이름으로 나를 불러줘
개 강아지 이 딴 거 말고
내 이름 ‘보드리‘
그 이름 덕에 팔자 한 번 고쳐보자
개 팔자
사람 팔자도 8자, 개팔자도 8자 똑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