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진
거실 벽 우리 가족
일곱 송이 꽃다발
하루에 눌린 육신
푹 꺼져 돌아오면
도탑게 환대해주는
비타민 사진 한 장
무용한 짓거리를
왜 하냐 트집 잡던
하루에 한 번은 꼭
그 앞에 선 아버지
늙기 전 진작 찍을 걸
속엣말 하시는지
가족을 소재로 시조를 지어야했다.
이 시조를 지으며 우리 집처럼 다섯 식구로 할지, 내가 어렸을 때처럼 일곱 식구로 할지 고민스러웠다. 궁리 끝에 일곱 식구로 했다. 지금은 안 계신 아버지까지 등장시켰다. 일곱 식구로 살 때 가족사진이 없었다. 다들 결혼하고 마지막 남동생 결혼식 때 비로소 가족사진을 찍었다. 오롯이 일곱 식구의 가족사진은 끝끝내 없다.
이렇게라도 내가 찍고 싶었을까. 상상을 해보니 아버지는 분명 뭐 한다고 그런 짓 하냐 타박했을 테지. 우리의 청에 못 이겨 사진을 찍었을 게 뻔하다. 거실에 걸어두었으면 아버지는 하루에 한번은 그 앞에 서서 마음으로 우리 얼굴을 쓰다듬지 않았을까. 첫째는 잘사는지 둘째는 셋째는 그렇게 오 남매와 눈을 맞추며 우리의 행복을 소원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