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하면서 본 꽃은 열 가지도 넘겠어요.
아파트 입구에서부터 벚꽃이 이제 피고 있고요.
노란 수선화 세 자매가 아파트 정원에서 수다를 떨고 있더군요.
어린 천리향 화분은 그 작은 키에 향기는 그야말로 천리를 가려나봐요.
목련은 목젖이 보이도록 웃고 있네요.
매화는 벌써 지고 있어요.
발 아래도 눈길을 줘보세요.
개불알풀은 이월부터 서둘러 피었지요.
꽃마리도 이제 점점 출석도장을 찍습니다.
광대나물도 발레리나 포즈로 햇살을 보고 있어요.
노란 민들레는 그새 샛노란 물감을 마구마구 풀어놓고 있네요.
이 시기는 다들 고만고만해서 들꽃 중 가장 유채꽃이 키가 큽니다.
방가지똥은 그리 예쁘지 않지만 한번은 눈을 맞춰줍니다.
개쑥갓은 겨울부터 동네를 지키고 있어요.
별꽃은 잔잔한 웃음으로 어울렁더울렁 모여있고요.
괴불주머니는 아직 주머니가 다 안 만들어졌는지 초록잎만 그득하네요.
산수유는 이제 등불이 깜박깜박하는 걸 봐서 곧 방전이 될듯하고요.
그늘 진 곳에는 아직 자목련이 오소소 어깨를 움추리고 있네요.
이팝인지 조팝인지 성씨는 모르겠고요, 저녁운동길에 보았는데 드문드문 피었더군요.
개나리는 멀리뛰기가 한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