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벌레에게 주는 작은 선물/장동이
아침 기지개를 펴고 있는
마거리트 데이지꽃을 만났어요.
꽃잎 틈엔 아직 날벌레가
눈곱처럼 붙어 자고 있어요.
곧 햇빛이 도착할 시간이에요.
깨울까 하다가 곰곰 생각했어요.
꽃잎 깔고 덮고 자는 봄잠
햇빛이 깨워도 좋겠어요.
마거리트 데이지꽃도
전혀 신경 쓰지 않으니까요.
포토제닉상/박덕희
개나리 진달래
라일락 사과나무 생강나무
꽃눈, 꽃눈, 잎눈, 꽃눈
누가 누가 더 예쁘나
한껏 눈을 반짝인다
팟, 꽃망을이 터지고
봄이 찍은 사진
포토제닉상은
꽃인 척 날개 활짝 펼친
칠성무당벌레가 차지했다
무 머리/윤동미
잘라낸 무 머리 버리지 않고
물 담긴 접시에 두었다
초록 잎이 나왔다
기다랗게 줄기가 나오고
꽃대가 맺히고
연보라빛 꽃이 피었다
그
리
고
허리가 굽더니 쓰러졌다
버려질 뻔했던
무 조각 속에 숨은
짧지만 아름다운 세상
봄날의 산/오규원
-봄에서 겨울까지3
철쭉의 몽우리가
톡 톡
터질 때마다
산이
조금씩
붉어지고 있다
산 속의
골짝물도
산에 사는
다람쥐의
볼도
조금씩
붉어지고 있다
구경 다니는
다람쥐 때문에
숲속에는
길이
자꾸 생기고
힘센 봄/한상순
어느 날,
알통 굵은
고드름이 끌려갔다
그날,
오동통한
눈사람도 끌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