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동시 5편 (2)

동시

by 보리

날벌레에게 주는 작은 선물/장동이


아침 기지개를 펴고 있는

마거리트 데이지꽃을 만났어요.

꽃잎 틈엔 아직 날벌레가

눈곱처럼 붙어 자고 있어요.

곧 햇빛이 도착할 시간이에요.

깨울까 하다가 곰곰 생각했어요.

꽃잎 깔고 덮고 자는 봄잠

햇빛이 깨워도 좋겠어요.

마거리트 데이지꽃도

전혀 신경 쓰지 않으니까요.










포토제닉상/박덕희


개나리 진달래

라일락 사과나무 생강나무

꽃눈, 꽃눈, 잎눈, 꽃눈

누가 누가 더 예쁘나

한껏 눈을 반짝인다

팟, 꽃망을이 터지고

봄이 찍은 사진

포토제닉상은

꽃인 척 날개 활짝 펼친

칠성무당벌레가 차지했다











무 머리/윤동미


잘라낸 무 머리 버리지 않고

물 담긴 접시에 두었다

초록 잎이 나왔다

기다랗게 줄기가 나오고

꽃대가 맺히고

연보라빛 꽃이 피었다

허리가 굽더니 쓰러졌다

버려질 뻔했던

무 조각 속에 숨은

짧지만 아름다운 세상










봄날의 산/오규원

-봄에서 겨울까지3


철쭉의 몽우리가

톡 톡

터질 때마다

산이

조금씩

붉어지고 있다

산 속의

골짝물도

산에 사는

다람쥐의

볼도

조금씩

붉어지고 있다

구경 다니는

다람쥐 때문에

숲속에는

길이

자꾸 생기고










힘센 봄/한상순


어느 날,

알통 굵은

고드름이 끌려갔다

그날,

오동통한

눈사람도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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