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와 민들레꽃
염소가 민들레꽃을 먹어 버렸어요
염소가 매애 매애 울어요
친구인 제비꽃이 더 슬플 텐데
염소가 자꾸자꾸 울어요
어쩌다가 민들레꽃을 먹어 버렸다고
제비꽃에게 미안하다고
매애 매애 자꾸 울어요
팬지꽃 신발
버려진
고무신에
팬지꽃 폈다
신발 신은 팬지꽃
행복하겠다
걷고 싶겠다
참깨로
참깨가 여물면
동네 큰길 한쪽을
참깨가 다 차지해 버려요
할머니 전동차도 돌아가고
경운기도 돌아서 가고
참깨 말릴 무렵 생기는
우리 동네
새 도로명 주소
참깨로
소가 똥 눌 때 말이야
캔꼭지
확
잡아당길 때처럼
꼬리가
번쩍 들리네
홍시
감나무 발전소는 느리다
감 이파리가 태양열 발전을 시작한 지
두 계절이 지나서야 불이 켜진다
감나무에 켜진 알전구들
가을이 환하다
김현숙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습니다. 2005년 월간 〈아동문예〉로 등단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10년 동시 「터진다」 외 11편으로 푸른문학상, 2013년 눈높이아동문학상을 받았습니다. 동시집 《특별한 숙제》, 《빵점 아빠 백점 엄마(공저)》가 있으며 현재 계간 〈동시발전소〉 편집위원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