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찔레꽃 폭설이 내리던
아버지 화장하러 가는 길
주책없이 눈길이 가버렸다
이런 날 꽃구경이 말이 되냐고
지금도 나는 나한테 따져 묻는다
이제는 찔레꽃이 어쩌다 하나 둘 보이는 유월의 하순입니다.
잊고 있다가도 찔레꽃 필 무렵이면 아버지가 생각이 납니다.
이맘때였지, 하면서요.
꽃을 보면 자연스레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까.
프로포즈로 받았던 장미꽃이 생각나십니까.
유치원에서 가지고 온 종이꽃을 내미는 아이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해마다 꼼짝없이, 찔레꽃으로 한 사람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