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의 노력과 상관없이 미래가 결정되기도 하지요. 어쩌면 열심히 일한 것이 화근이 될 수도 있고요. 많이 쓰면 많이 닳아버려 내침을 당합니다. 무생물만 그렇겠어요? 부지런히 씹어주었던 치아가 그렇고 쉴새없이 놀린 손목이 그렇고 바삐 돌아다녔던 무릎도 통증을 알려옵니다. 재활용터에 내다버린 선풍기를 보니 나도 언젠가 저리 되지 않나 씁쓸했습니다.
바람이 몇 바퀴 돌리며 노는 게 전부네요. '물러나서 나감'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퇴출이라는데 단어의 어감이 좀 부드러웠으면 덜 상처받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