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신으면
펄펄 날아서
골 넣는 건 문제없을 끼다.
봐라, 깔창도 새거 아이가?
명준이에게 그냥 주면 될 낀데
우리 할매 왜 저러는지 몰라.
참치 캔
참치가 펄쩍펄쩍
살아 있어
그러니까
꽉 막힌 문을 열 때는
조심해야 돼
골방에 갇혔던 참치가
고맙다며
손가락을 덥석
깨물기도 하거든
제비꽃
우리 집에 제비 부부가 찾아왔어요
토닥토닥 흙을 쌓아
몇 날이고 웅크려 앉더니
새끼가 태어났어요.
활짝 핀 노란 주둥이 좀 보세요.
명랑하게 지저귀는 이 꽃과
길가에 새초롬하게 핀 꽃 중에
어느 꽃이 진짜 제비꽃인지 모르겠어요.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다. 오랜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양동마을 이웃들과 정을 나누면서 동시를 만났다. 2015년 『동시마중』 5·6월호를 통해 등단하였고 2016년 제4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넌 어느 지구에 사니?]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