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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 May 01. 2023

동시에 동시해ㅡ박해정 동시들

동시


이거 신으면


펄펄 날아서

골 넣는 건 문제없을 끼다.

봐라, 깔창도 새거 아이가?


명준이에게 그냥 주면 될 낀데

우리 할매 왜 저러는지 몰라.


 


 


 



 


참치 캔


참치가 펄쩍펄쩍

살아 있어

그러니까

꽉 막힌 문을 열 때는

조심해야 돼

골방에 갇혔던 참치가

고맙다며

손가락을 덥석

깨물기도 하거든


 


 


 




제비꽃


우리 집에 제비 부부가 찾아왔어요

토닥토닥 흙을 쌓아

몇 날이고 웅크려 앉더니

새끼가 태어났어요.

활짝 핀 노란 주둥이 좀 보세요.

명랑하게 지저귀는 이 꽃과

길가에 새초롬하게 핀 꽃 중에

어느 꽃이 진짜 제비꽃인지 모르겠어요.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다. 오랜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양동마을 이웃들과 정을 나누면서 동시를 만났다. 2015년 『동시마중』 5·6월호를 통해 등단하였고 2016년 제4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넌 어느 지구에 사니?]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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